다음은 미국의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2015년 NYU Tisch 졸업 연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이 자랑스러운 졸업식날 여러분에게 또 다른 문이 열립니다. 평생에 걸친 거절의 문이죠.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어요. 졸업생들이 말하는 현실이라는 이름이죠. 그 거절의 문은 오디션을 볼 때, 면접을 볼 때 경험하게 되겠죠.
프로젝트의 후원자를 찾을 때마다 그 문이 나타날 거예요. 작가, 안무가, 감독일을 하고 싶은데 문을 굳게 닫아버릴 때 거절의 문을 느낄 거예요.
우리가 하는 일을 할 때는 너무 풀어져 있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고통을 너무 많이 차단해버려도 안됩니다.
그 고통이 없으면 할 얘깃거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제가 볼 때 그 거절은 보통 여러분 때문이 아닙니다. 오디션을 볼 때 감독, 프로듀서, 투자가가 이미 다른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어요. 그냥 원래 그래요...
그 사람들 말을 다 들으세요. 그리고 자신의 말도 들으세요.
감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분이 감독을 옳은 길로 가도록 돕는 겁니다. 처음엔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감독 나름의 생각이 있고, 여러분 나름의 생각이 있을 테니까 같이 의견을 조율해서 맞추는 게
베스트입니다. 결론적으로 여러분은 전체의 한 부분이라는 겁니다. 이 뜻은 정말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진실되게 행복하고 일적으로도 충실해야 합니다.
예술은 예술가들이 협업과 헌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예술작품이죠. 모든 구성원들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필수적인 부분이죠.
진정한 힘은 직책에서 오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힘은 신뢰와 존경, 비전, 작업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협업에서 나옵니다. 여러분은 다른 어떤 감독보다 엄하게 자신을 대할 것입니다.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럽게 대하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이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해서 이 인생을 택하진 않았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일 때문에 감독에게 답을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에게 답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방식을 시도해보는 여유를 가지세요. 하지만 절대 그걸 가지고 불평하고 떠들어대지 마세요. 그건 민주적이지 못해요.
여러분이 맡은 배역을 판단하지 마세요.
누구와 일하든 여러분의 헌신과 일처리 방식은 언제나 똑같아야 합니다. 허나 어떤 때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충분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여러분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학교에서 올 A+를 맞으셨나요? 하지만 현실에 발을 딛는 순간 두 번 다시 올 A+는 받지 못할 겁니다.
인생에는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있습니다.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그래도 괜찮다"라는 겁니다.
학사모와 가운을 입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TSOA티셔츠를 입은 여러분들이 보이네요.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있어요. "거절". 개인적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앞면에는 여러분들의 모토, 주문, 슬로건을 뜻하는 "다음"이 적혀있어요.
배역을 따내지 못했다고요? 제 말이 바로 이겁니다. "다음!"
다음, 아니면 그다음엔 배역을 얻을 거예요.
같이 일을 몸에 익히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죠. 그러면 창의적인 모험을 할 용기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같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요. 똑같은 사람들끼리 작품을 연달아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전공에서 초기 작품을 같이 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우정을 보물처럼 여기세요. 나중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대적인 창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도 커다란 인상을 만드는 작은 디테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정, 좋은 동료관계, 협력, 이러한 창의적인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잠시 멈춰서 지금까지 성취한 것들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 있는 거예요. 더욱 풍성하고 도전으로 가득한 미래를 향한 길목에서 말이죠. 그리고 전, 감독과 프로듀서가 될 졸업자들에게 제 사진과 이력서를 나눠주기 위해 와 있습니다.
이렇게 창조적인 젊은이들과 이 자리에 함께하여 영광스럽고 흥분됩니다. 이 젊은이들은 제게 좀 더 희망적인 공연예술과 미디어아트의 미래를 가져다주겠죠? 여러분들이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 가요.
행운을 빕니다. Next!!!
위와 같은 경험 어린 축사를 직접들은 그날의 주인공들은 얼마나 울컥했을까? 매년 수천 개의 영화 드라마 광고 등의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무대 중심에 다가가기 위해 수천 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어야 하는 서바이벌 직업세계에서 수 십 년을 살아남았고.. 어찌 보면 밀림 정글의 최상위 포식자쯤 되어있을 법한 우두머리급 되는 어르신의 촌철살인 같은 조언이 너무도 와 닿았다.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갓난쟁이 애송이쯤이었을 무렵에는 생각지도 못했던...시간이 지나고 부딪쳐 넘어지고 상처 입고 덧나며 스스로에게 쓰게 내뱉던 그 혼잣말들을 이렇게 남의 입을 통해 확인하면서 '소름'을 외쳤던..
역시 괜히 어른, 어르신이 아닌 거다. 나이 허투루 먹지 않고 잘 살아온 거다. 나에게 듣고 싶은 말들만 걸러 듣지 않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몸 사리고 살아오지 않은.. 우아한 중년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잘 지고 있는 멋진 어른으로서 닮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외모는 신이 결정한다.
옷은 재력이 결정한다.
품성은 의지가 결정한다. "
(판란드의 속담)
가끔 숨이 턱 막히고 답답한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인연의 끈들이 느슨해지고 나 혼자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적막의 시간.
허기진 마음을 무엇으로든 채우지 못할 때는 미친 듯 폭식을 하며 내 안에 알 수 없는 뭔가를 달고 짠 탄수화물들로 마구 짓눌러준다. 그게 뭐인지 정확히 정의할 순 없지만 스스로 내버려 둔다. 한없이 무력해지라고 우울해지라고 혼자 두라고. 그렇게 방치의 시간을 조금 주고 나면 자가면역의 힘으로 다시 씩씩...아니 ..억척스러운 생활 속 나로 돌아온다. 요즘 남들 다 겪고 있다는 코로나 블루인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생활고와 임시 휴점 한 자영업자들과 무급휴직의 직장인들처럼 발동동 구르며 현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라는 그 누군가의 심정이 느껴져서인지.. 시간이 남아도니 불안을 또 습관 삼아 머릿속을 헤집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앞으로 40년 정도를 살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내가 숨을 쉬고 있는 매 순간마다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고민하겠지? 내 나이의 한자리 수와 두 자릿수 모두 내 생의 처음 겪는 경험일 것이고 초보자인 건 분명하니까. 다만 그 불안과 초조가 나를 좀먹진 않았으면... 조금 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를 이끄는 순풍이 되었으면 바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직접 부딪쳐야 하고, 견뎌야 하는 책임의 무게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쿨 해지기를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상대를 믿고 맡겨둘 것.
그들의 도움 요청엔 선뜻 손잡아줄지언정 그들의 선택과 방향은 존중해주기!
내 안의 나는 여전히, 아니 앞으로도 꾀 오랜 시간 부끄럽고 미성숙한 어른의 바운더리에 있겠지만,
최소한 누군가에게는 피해 주지 않고, 나로 인해 상처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배울 점이 하나라도 있는
그럼직한 선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