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 Jan 06. 2022

마음의 밭에 넌 무엇을 심고 있니?

남들보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지금의 나를 만나러 온 내 영혼에게 너는 어떤 첫 인사를 해줄래?

미친듯 앞만보고 어찌됐건 원하는 그곳까지 전력질주하며 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가 어떤 모습인지도 

알지 못하고 때로는 무취색의 인간미도 느껴지지 않는 사람처럼 빠르게 지나온 그 길을 홀로 외롭게 걸어와 이제야 다다른 나에게 말이야. 수고했다고 안쓰럽다고..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해줄거니?

지금은 어렴풋하게,,,그러나 그때는 몰랐던 사소한 진실이 마음 한구석 불편하고 아픈건 그나마 남아있는 인생에 대한 솔직하고 진심어린 마음, 아주 작은 '양심'이라는 것 때문일지도. 

'남에게 피해주지 말아야지, 나를 둘러싼 일들에 대해 나로 인해 힘들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져야지, 남들한테 무시당하지 말아야지, 남들만큼은 하고 살아야지.' 라는 생각 속에 나 스스로에게 허용됐던 오만과 독선이 나를 외롭게 하진 않았을지. 그래서 오히려 더 먼곳을 돌아돌아 오게 된건 아닌지.

나에겐 '최선'이였다는 선택지가 구차한 변명은 아닐지.. 조금만 더 용기를 냈었더라면 달라졌을까하는 아쉬움도 종종. 조금 더 현명한 사람이였다면 다른 곳에 있진 않을까하는 미련도 가끔. 

누구에게나 똑같은 42.195km의 마라톤이 아니라는 것도, 사람들은 각자의 사계절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영화같은 삶을 부러워하는 이도,  자기가 느끼는 삶의 무게가 나의 자리와 역량보다 과할때 느끼는 버거움과 공포도 하루하루가 지겨운 나태함이 가져오는 우울증을 안고 사는 이의 괴로움도. 늘상 비슷할 것같은 우리의 생활이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때로는 종종,,,예전엔 자주 잊고 살았을 뿐. 

나의 처지와 다르다고 해서 함부로 동정하지도 부러워하지도 않아야한다는 것. 이 정도의 나이에 겪었을 시행착오와 경험으로는 더이상 누군가를 탓하며 나의 처지를 한탄하는건 무책임한거라는 걸 알게된 나이. 


남들의 마음의 밭에 미움과 원망의 씨앗을 심어주지 않는 일, 

내가 숨 쉬는 세계 속에서 조금은 더 우아한 어른이 되어보는 일, 

내 입에서 나오는 말과 내 발걸음의 방향이 조금은 타인의 삶에 유익했으면 하는 일,

내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간절히 기도하는 일,

내 노력으로 달라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용기를 내보는 일. 

현재로서 나의 바램은 요정도


어느 친구의 행복한 가정생활의 모습을 보며 그와 다른 나의 삶을 비교하며 자학하지 말고,

나 스스로 지나치게 나 자신을 자세히 뜯어보려하지 말고, 그 어떤 말로 평가하지 말고 

지나친 망상으로 나를 망가뜨리지 말고 용기있게 또 다른 애드벌룬에 올라타보길.. 

아직 보지 못한 다른 곳들도 구경해봐야지.

멋진 할머니로 건강하게 늙는 길.. 

나만이 가진 또 다른 씨앗을 심어 꽃을 피워보는 일. 






작가의 이전글 사심 가득한 말들... 사랑도 번역이 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