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생각보다 오래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7년 차가 되어서야 알게 된 불편한 진실

by 이서


오늘은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신입일 때는 몰랐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내가 일을 잘한다고 해서,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나이가 들수록 경력은 쌓이는데

왜 사람들은 더 조급해질까.

왜 다들 그렇게 회사를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 애쓸까.


어릴 적엔 이해하지 못했다.

아빠가 매일 힘들어하면서도 회사를 다니는 모습이.

그냥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땐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덧 7년 차가 된 지금,

나는 그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회사에서 정말 능력 있고,

팀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했던 팀장님이 계셨다.

10년이 넘게 한 팀을 버텨냈고,

팀이 가장 어려웠을 때 앞에서 막아주던 분이었다.

성격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도,

일만 놓고 보면 누구보다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의 직책이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로 다른 팀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결국 그분은 육아휴직을 택했다.

‘선택’이라기보다는,

잠시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같아 보였다.


그때 그분이 했던 말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막상 경력이라고 할 게 없더라.

회사에 안주하는 동안

내 경력은 물경력이 돼 있었어.”


그 말을 들으며

같은 팀에 속해 있던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에 잠겼다.


10년을 더 먼저,

10년을 더 많이 일한 사람이 한 말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정확해서 더 아팠다.


그 순간 확신이 들었다.

내 미래는 저 모습보다 나아질까?

아니, 오히려 더 별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도 어쩌면 안주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단순 반복되는 일,

현업에서 듣는 고맙다는 말,

얻어먹는 밥 한 끼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감사함은

내가 대신 처리해 준 자잘한 일들에 대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라는 사람의 ‘경력’에 대한 인정은 아니었을지도.


요즘 나는 자주 묻게 된다.

지금 이 회사가

끝까지 나를 필요로 할까.

회사는 정말 나를 책임져 줄까.


그리고 더 자주,

다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만약 내일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아 있을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