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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긋 Feb 06. 2023

오후 3시엔 디카페인 커피를

엄마 직업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이 날은 내가 좋아하는 향의 커피와 카라멜에클레어까지 준비된 완벽한 시간을 5분 쯤 가질 수 있었다.

단 5분. 아니 실제로는 2분 이었을지도.

냉장고에서 꺼내 시간이 한참 지나 흐물거려진 에클레어를 마시듯이 먹은 시간이 2분.

커피는 내려두면 오가면서 홀짝홀짝.


 이전부터 맛있다는 이야기 많이 듣고 궁금했지만 외면하고 있던 바샤커피. 요즘 구매채널이 다양해져서 쉽게 살 수 있게 되었길래 한 번 사봤다가 큰 코 다치는 중이다. 너무 맛있다고나 할까. 세상은 넓고 맛있는 건 많다. 찻잎에 다양한 향을 입히기로 유명한 TWG 회사의 커피브랜드라서인지 향을 입힌 커피가 탁월하게 맛있다.  무시못할 나이와 더불어 맛에 대한 취향도 달라지는데 커피 취향도 점점 드립백으로 옮겨간다.


 임신했을 때도 커피를 즐겨마셨다. 달라진 점이 있긴 있다. 이제 오전에는 카페인을 마음껏 즐기지만 오후 3시부터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를 마신 날은 수면 패턴이 깨져버리는 걸 알게 된 이후로 맛있는 디카페인을 꼭 챙겨둔다. 카페인에서 얻는 힘이 아닌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는 위안으로 하루의 후반전을 이겨내는 셈이다.


 바샤커피의 바라카 디카페인은 설명서에 컵 속의 탈리스만-부적-이라고 씌여있는데 백퍼센트 동의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예민하지 못한 후각과 미각이라 설명서에 씌여있는 다크초콜릿향과 오렌지껍질향을 전부 알아채지는 못하지만 꽤 근사한 향기와 맛인데 디카페인이라 더더욱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이 날은 드립백 하나에 3천원, 에클레어 하나에 6천5백원 해서 8천5백원어치의 즐거움과 기운을 얻었다. 아이 둘이 너무 예뻐서 다른 사람 손에 맡기지 못하고 혼자 독박하다가 기운 얻는 비용이 8천5백원. 이 정도면 싸게 먹히는 거지. 평소엔 에클레어 없이 커피로만 힘을 얻는다.

오후 3시의 디카페인 커피타임이 소중한 해피타임이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더욱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어요. 좌충우돌 다작 연습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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