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방학이다 방학. 짧은 한 문장이지만 엄마는 앓는 소리를 하며 읽을 테고 아이는 신난 소리로 읽을 테지. 엄마들은 방학이라 돌밥 힘들다고 난리인데 우리 아이들은 방학이라 신났을 거다.
일단 내 눈에 보이는 우리집어린이는 학교를 안 가서 좋아하긴 하지만 엄마 눈치를 많이 보고 있어서 짠하다. 포켓몬스터 게임을 시작한 뒤로 엄마 눈치를 많이 보는 초딩이 되었다. 틈만 나면 닌텐도 스위치를 붙잡고 있으니 눈치라도 봐야지. 초등학교 2학년한테 닌텐도 스위치를 사준 건 너무 빨랐나 후회가 매일 매시각이다.
근데 솔직히 큰 화면으로 게임하는 걸 보고 있으면 재밌고 멋있어서 엄마도 빠져든다. 포켓몬스터 게임이 이렇게 화려하고 멋있었구나. 게임이 9세대까지 나온다는 건 사람의 눈과 마음을 얼마나 홀려야 되는 일인지 깨닫는다.
할 일 먼저 하고 놀 거 놀자를 확실히 주입시켜야 하는 엄마지만 엄마도 사실 노는 게 제일 좋아. 흐어어어엉.
텔레비전 화면에 HDMI로 연결해서 게임하면 구경하기에도 재밌는데 엄마의 훈수가 귀찮은 건지 혼자만 게임기를 독차지한다. 엔딩 배틀 때 빨리 약을 먹여서 체력을 회복시키라고 잔소리를 너무 한 건가. 재미로 하는 게임일지라도 내새끼가 지는 건 안 될 일이지. 지는 게 보기 싫은 엄마의 훈수 혹은 잔소리가 이어진다. 빨리 엔딩까지 깨고 나면 게임 접속 시간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서 공략도 찾아서 보여줬는데 어째서인지 엔딩 이후에 더 열심히 배틀을 하고 다닌다. 이제는 포켓몬 도감을 전부 채워야 한다나. 게임 시작할 때 레벨 1이었던 스타팅 포켓몬이 레벨 100이 넘는 걸 보니 쏟아부은 시간이 체감되지 말이다. 글로 쓰니까 더 어마어마한 레벨업이네.
아이와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스케줄 관리하며 하루 세끼 챙겨 먹이려니 에너지가 쭉쭉 빠지는 기분이다. 아침은 늘 뉴트리라이트 프로틴믹스로 시작하니까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머리 쥐어뜯으며 애 키울 뻔했다.
오늘 만들 피자는 시판 도우를 활용한다. 화덕에 구운 도우 혹은 화덕에 구워 토마토소스를 바른 도우만 냉동으로 받아서 만들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마음 편하게 만들고 조금만 신경 쓰면 화덕 피자 사 먹는 기분까지 낼 수 있다.
아이가 하는 게임 같이 구경하다가 슬그머니 일어나서 토핑 얹어 만들면 되니까 애도 나도 부담이 적다. 또띠아로도 만들 수 있으니 취향껏 형편껏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자. 화덕도우피자는 쫄깃한 맛이 살아있게 되고 또띠아피자는 바삭한 맛의 피자가 된다.
프라이팬 화덕피자
시판 냉동 도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샀어요)
취향의 치즈 (체다, 에멘탈, 모짜렐라, 하바티 추천)
올리브 슬라이스 10~15개, 방울토마토 4개(대추토마토), 베이컨
케찹 혹은 토마토 파스타소스
1. 냉동 도우를 꺼내어 취향의 소스를 두 세 큰 술 잘 펴 바른다
2. 잘게 썬 베이컨, 4분의 1로 자른 방울토마토, 올리브 슬라이스를 적당히 흩뿌리고 취향의 치즈를 듬성듬성 얹는다
3. 프라이팬에 넣고 뚜껑을 덮어 180도 15분
4. 샐러드 채소가 있다면 치즈가 녹았을 때 채소를 올리고 냉기만 가시게 한 다음 접시에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