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병이를 아시나요?

- 꿩의 새끼란다

by G 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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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농사를 짓는다.

밭근처에는 꿩들이 종종 나타나고, 집영역안에 있는 대나무 숲이나, 집 영역 밖의 뒷산에는 꿩이 알을 낳는 둥지들이 종종 발견된다. 생각보다 둥지찾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꿩을 잡는건 어렵다.


아버지께서 우연히 꿩알을 주어오셨다.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꿩을 키우고 싶어하셨는데, 꿩알의 출처는 항상 뒷산이였다. 아버지는 뒷산에서 꿩알을 주어오신거였다. 뒷산을 뒤져 꿩알을 찾는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왜냐하면 제대로 꿩을 키워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집에서 꿩알을 발견하고, 꿩알을 부화시킨적은 정말 한손에 꼽는다. 한번이던가? 두번이던가? 아버지가 도전하셨던 그 오랜기간 꿩알을 발견한적은 여러번이지만, 의도치 않게 발견된 경우였다던가, 발견되서 가져와도 부화가 안되는 썩은 알이였다던가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하지만 꿩알을 부화시킨다고 해서 잘 기를수 있는건 아니였다. 분명, 아버지는 동물과 궁합이 좋은 편이라 잘 키우시고, 그런걸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꿩은 예외인 모양이였다. 사진속 꺼병이들은, 태어난지 얼마안되어 밖에 잠시 새장을 내놓은 사이 길냥이들에게 습격당해 죽었다.


많은 수의 병아리들이 그러했듯, 꺼병이도 길냥이들, 혹은 쥐들의 습격으로 이른생을 마감해야했다. 아버지는 아직도 꿈을 버리지 못해 봄이면 산책하듯 뒷산을 돌며 우연히라도 꿩알을 발견하고 싶어하지만, 몇번 안되었다. 그리고 어렵게 태어난 녀석들은 아무리 인간이 주의를 주고 애써보아도 생명을 노리는 다른 무언것들에겐 쉽게 바스러졌다.


나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다 한번 꿩둥지를 본적 있다. 가까이 가지도 않았지만, 인간의 기척에 놀란 꿩은 울며 멀리 날아가버렸는데, 아버지가 꿩알 가져갈까봐 얘기 안하고 있다가 며칠뒤에야 엄마에게 말씀드렸는데, 갔을땐, 이미 꿩이 둥지를 버린지 오래되어 알이 골아있었다. 차라리... 그날 바로 얘기했더라면, 많던 그 알중 몇몇은 부화시킬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꿩은 예민하다. 그리고 빠르다. 꿩과 꺼병이들이 함께 다니는 모습은 여러번 봤지만, 카메라에 제대로 찍은적은 없다. 그리고 자주 눈에 띄지 않는다. 올봄엔 아버지를 도와 알이나 한번 찾아볼까? 내가 위협도 안했는데 도망가서 알을 버릴 놈들이라면, 그냥 찾아서 우리가 부화시켜 아주아주 새끼때무터 클때까지 지켜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민한 그녀석은 멀~리서 들린 내발자국에도 놀래 도망갈정도로 겁쟁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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