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와 N의 상관관계(1)

사랑받고 싶어

by 레기

그리고 그들은 사이좋게 잘 지냈답니다.


동화 속에서는 심술궂은 아이도 싸워서 화난 아이도 마지막은 모두 화해하고 사이좋게 잘 지내는 아이들 뿐이다. N의 세상에는 짓궂게 굴지 않아도 얄미운 아이도 있고 욕심부리지 않아도 다 가져가는 아이도 있다. 다투지도 않은 그런 아이들과는 화해도 할 수 없다.


사이좋게 지냈다고 매듭지어버리는 동화 속 이야기들을 곧이곧대로 믿기에 N은 조금 빨리 성숙해버린 열한 살이었다.


N에게는 마음 상한 후에 화해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사랑받는 요령을 택하는 편이 쉬웠다. 어른들은 영리하고 공부 잘하는 데다 적당히 철없는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면 밝고 착한 아이라며 좋아했다. 어른들에게 신뢰를 받으면 또래들도 선망하기 시작하니까 겸손하게 굴면서 먹을 것을 나눠준다거나 혼자 알고 있는 걸 알려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조금만 내 것을 떼어주면 금세 따라왔다.


한 반에 60명씩이나 같이 생활하는 20세기의 초등학교는 N에게 반장이라는 인증된 계급장을 선물했다. 처음 반장이 되던 날은 가진 옷 중에 제일 비싼 원피스를 입고 아이들 앞에 섰다. N은 손뼉 치는 아이들에게 단정하게 손을 모아 허리를 숙였다. 모두가 사랑하는 주목받는 아이이자 가장 잘난 아이라는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몹시 뿌듯했다. 교탁 앞에 서서 분필로 칠판에 이름을 적을 수 있는 것은 그런 특별한 아이에게만 주어지는 하나의 권력이었다.


학교는 N에게 즐거움의 장이었다. S를 만나기 전까지는.


'왜 내가 아니라 네가 거기 있는 거지?'

N은 자습 시간에 선생님 대신 교탁 앞에 서서 반 아이들을 조용히 하도록 단속하는 S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작년까지 저 역할은 매년 N의 것이었다. 자습시간이나 선생님이 바쁠 때 선생님을 대신하거나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건 반에서 제일 영리하고 어른스러운 아이의 몫이었고 N이 제일 잘하는 일이었다. S와 같은 반이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반장을 선거로 뽑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째서인지 선생님은 반장을 S로 지정해버렸고, 그게 말로만 듣던 치맛바람이나 촌지들과 관련된 음모는 아니었을까 의심되었다. 그렇다고 의심하는 티를 내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네가 반장이 되어야 한다는 N의 추종자 아이들에게 N은 의연한 모습만 보였다.


"얘들아, 괜찮아. 반장이 뭐 대단한 거라고. S가 잘할 거야."


N은 무뚝뚝하고 잘 웃지도 않는 차가운 S가 자신만큼 반장일을 잘 해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