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와 N의 상관관계(4)

주고 받는 마음은 다르다

by 레기

"괜찮아?"


N은 S의 옷에 붙은 지우개 가루를 떼어내며 핏기 없이 가늘게 떨고 있는 S의 얼굴을 보고 하마터면 웃음이 날 뻔했다.


'허술하기는. 별 것도 아니었네.'


S의 팔짱을 끼며 자리에 앉도록 데려다주는 동안 반 아이들이 N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N을 항상 따라다니는 미정이는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뿌듯한지 주변의 아이들에게 소곤거렸다.


"역시 N이야. 저런 애도 챙겨주다니."

"그런 말 하지 마. S도 같은 반이니 우리 다 친구잖아."


N은 입꼬리만 살짝 올려 웃어 보였다.


"고마워. N, 너는 정말 좋은 아이야."


S가 들릴 듯 말듯하게 속삭인 소리를 N은 놓치지 않았다.


혼란스러웠던 수업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옮기며 무리를 지었고 서너 명이 모인 N의 무리는 책상 하나를 돌려 맞붙여 자리를 넓히고 있었다. 늘 혼자 밥을 먹던 S는 책상에 엎드린 채 도시락을 꺼낼 생각도 않고 있었다.


N은 남자애들 구슬릴 줄도 몰라서 저지경이된 S가 한심하기도 했지만, 사람 잘못 보신 선생님이 실수하셨던 건가보다 생각하면 S가 측은하기도 했다.


"미정아, S한테 같이 먹자고 하자."

미정이는 잠시 머뭇거리다 S에게 가서 손가락으로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괜찮다며 주저하는 S를 미정이가 끌다시피 데려와 N의 무리 사이에 앉혔다. 그동안 N은 도시락을 하나씩 풀어놓고 있었다.


"같이 먹으면 더 좋잖아. 같이 먹자. 우리 같이 먹으라고 엄마가 과일도 싸주셨어."


N은 케첩이 뿌려진 동그랑땡이 가득 든 반찬통과 토마토와 키위와 바나나가 든 과일 통을 열어 책상 가운데로 밀어놓았다.


"도시락으로 과일도 먹어?"

S의 눈이 커졌다.


"가끔은."


젓가락 대신 포크 숟가락을 꺼내 든 영주가 키위를 찍어 들며 물었다.

"N 엄마가 맛있는 거 진짜 많이 싸주시잖아. S 너도 이런 거 먹어? 키위?"


"먹어본 적은 없는데......"


S는 쭈뼛거리며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반찬이라고는 김치에 멸치볶음. 같이 가져온 김이 전부였다. 나눠먹을 새로운 맛있는 반찬을 내심 기대하던 아이들은 실망한 듯 말없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가 바빠서..., 일하시거든."

S는 중얼거리며 도시락을 먹었다.


같이 먹는 아이들이 서로 반찬을 한데 모아 내 것 네 것 할 것 없이 나눠먹는 동안에도 S는 S가 가져온 반찬만 먹었다.


"이것 좀 먹어."


N은 S의 밥 위에 동그랑땡을 하나 얹어주었다.


"대신 나도 네 김 한 장 먹어도 되지? 나 김 되게 좋아하거든"


광대에 밝은 빛이 돌기 시작한 S가 "당연하지"하며 반찬을 책상 가운데로 밀어놓았다. N은 세상에서 김이 제일가는 음식인 양 맛있게 먹었다.


N은 이로써 S에게도 멋지고 어른스러운 더 나은 아이가 되었다고 확신했다. 생각보다 너무 쉬워 김이 샐 지경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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