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이 비치는 울릉공 비치보다 깊고 어두운 푸른색이었다
시드니 중앙역에서 지상철을 타고 패디스 마켓으로 갔다. 세 번째 시드니 행이 되니 나름 여러 교통수단을 접하게 되었다.
역시나 시장 구경은 재미있었고, 중국식 정원과 텀바롱 공원으로 구경하며 지나서 달링 하버에 도착했다.
그곳에선 조정 경기가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이색적이면서 흥분된 분위기가 낯설면서도 왠지 모르게 동요되어 마음이 붕 떴다.
바로 근처의 와일드라이프로 자리를 옮겼다. 좀 더 친근하고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 얼굴과 몸짓, 행동을 관찰하며 나름의 귀여움과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좀 의외였던 건 캥거루였는데 보통의 이미지는 주머니에서 새끼 캥거루가 나오거나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것이었다. 하지만 캥거루 싸움을 보고 나선 생각이 달라졌다.
셋이서 잘 있는 듯하다가 별안간 둘이서 그렇게 발차기를 하고 할퀴며 싸우는데 나머지 하나는 말리지도 않고 있다가 다시 셋이서 벅벅 허벅지나 긁으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있는데, 그 광경을 보고 나니 캥거루가 귀엽기만 한 동물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캥거루는 꽤나 근육질의 엄청난 힘을 가졌고 싸울 땐 큰 꼬리를 지지해서 발차기를 하는 굉장한 친구였다.
오후가 되어 약속한 일행을 만나 함께 패딩턴 마켓을 갔다. 오전에 갔던 패디스 마켓이 한국의 오일장 느낌이라면 패딩턴 마켓은 좀 더 호주 느낌이 나는 시장이었다.
점심을 먹고 본다이 비치로 향했다. 울릉공 비치보다 더 푸르고 깊은 느낌의 바다였다.
너른 잔디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 햇빛을 쬐고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도 잠깐 물놀이를 하고 주변을 걸으며 경관을 구경했다.
밤이 되어 페리를 타고 루나 파크와 오페라 하우스, 달링 하버를 구경했다.
낮의 밝고 떠들썩한 분위기도 좋지만 밤의 조용하고 어둡지만 작은 불빛이 반짝이는, 물결에 반사되거나 비치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보는 것도 참 좋다.
마지막으로 달링 하버에서의 불꽃놀이를 보는데, 그들의 즐거운 시간에 맞물려 머물고 있단 생각에 슬며시 기분 좋아지는 밤이었다.
여행 그림책 <1월의 그 여름>은 일러스트 기반의 독립출판물로 스마트 스토어 라곰지샵에서 만나보실 수 있으며, 브런치에서 연재하는 '1월의 그 여름'은 그림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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