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주변 사람들 시간이 나와 맞지 않아서 혼자 가는 건 어떨까 싶다가도 머뭇거려진다.
혼맥, 혼사남 혼사녀, 혼밥 등등 혼자서 하는 일이 많아진 요즘 시대에 나는 혼못녀다.
혼자서 못하는 여자.
한 콘텐츠 어플에서 혼자 어디까지 해봤는지를 통해 재미로 레벨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낮은 레벨이었고, 다른 것들을 보니 나는 전혀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중에 하나가 고기 구워 먹기인데, 고등학생 때 입시미술 선생님이 - 여자였는데 - 혼자 고기를 구워 먹어봤다고 한 이야기가 아직도 대단하다 싶어 지금도 한 번씩 생각이 난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거라곤, 카페 가서 커피와 디저트 하나 시켜놓고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그림 그리는 정도, 혼자서 장시간 버스에 앉아가야 할 때 샌드위치나 커피 마시는 정도,
따라다니는 직원 없는 대형 옷가게 구경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혼자서 식당 가서 밥 먹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그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서 - 사 와서 먹을 정도인 음식만 -
집에 와서 먹고,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못 보고 있다가 혼자 다운로드하여서 본다.
심지어 맥주도 혼자서 먹긴 싫다. 맛이 없어지니까.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예전보다는 혼자서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용기를 가지고 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솔직히 용기가 없어서 혼자서 하는 게 어렵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여행은 그렇지 않다.
나한테 있어서 여행은 둘이서 단출하게 가든, 셋, 넷이서 왁자지껄하게 가든 간에 나 외의 다른 사람과 함께 그 시간과 순간을 즐기고 같이 느끼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혼자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에도 혼자라고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에 살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편으로 홀로 여행을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멋있다고 생각이 든다.
고독을 씹으며 시간 걱정 없이, 무엇 하나 걸릴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여유롭게 혼자 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같기 때문이다. 다른 거 말고 딱 하나 부러운 건, 갔다 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딱 털고 갈 수 있다는 쿨함 정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