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튼튼해지겠지.
얼마 전부터 감기에 걸려서 고생 중이다.
감기에 걸리면 초반엔 열이 나고, 머리도 지끈거리고,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중반이 되면 재채기와 콧물, 잘 때면 목이 붓게 되고, 후반에는 코막힘 때문에 고생을 한다.
최근 몇 달 새에 아빠한테 옮아서 감기를 2번이나 치렀는데,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걸린 것이다.
이번엔 밖에 거의 나가지도 않고 딱 한번 친구를 만나러 집 근처 카페를 간 것뿐인데 다음날 떡하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그 친구도, 가족 중에도 감기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날씨 또한 따뜻했기에
감기를 걸릴 만한 이유가 미스터리해서 뭔가 억울했다.
거기에다가 코도 자주 풀어서 코 밑이 헐어 아프고, 목이 부어서 물을 자주 마시니 화장실을 꽤나 들락날락거려야 하고, 컵도 그릇도 따로 써야 하는 등 번거롭고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것들을 반복해서 해야 하고,
아프니 나른하고 몸도 무거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 꽤 쌓여있었다.
엄마에게, 뭘 하지도 않았는데 한량이 왜 쓸데없이 감기에 걸린 지 모르겠네. 하며 농담 섞인 투정을 부렸다.
괜찮아, 감기를 한번 하고 나면 면역력이 더 강해진단다.
감기 바이러스들이랑 니 몸을 지켜주는 애들이랑 싸우니까 열도 나고 목도 붓는 거고 콧물도 나오는 거야.
네가 잘 먹고 잘 자고 하면 더 힘을 얻어서 금방 나쁜 애들을 물리칠 거야.
별 거 아닌 엄마의 은근한 말이 철없는 딸의 투정을 녹아내리게 했다.
근데 더 튼튼해지려고 아픈 거라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얘기 같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엄마 말의 기운을 받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살면서 많은 어려움들이 나에게 닥쳐오면, 그때마다 감기 앓듯이 꽤 고생을 할 텐데,
그러고 나면 나름의 면역력들이 생겨서 튼튼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