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채우고 비우고 채우고
비운다는 것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차 있는 것을 버리거나 덜어내고 정리하여
공간을 확보해놓는다는 것이 아닐까.
사전을 찾아보니,
1.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따위가 들어있지 않은 것, 2.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닌 것이 없게 되는 것,
3. 할 일이 없거나 끝내서 시간이 남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참조)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지만 연상되는 이미지는 비어있고, 한가하고, 간단하다.
비운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삶에 있어서 불가분적이다.
음식을 먹어서 필요한 영양분이 채워졌다면 나머지는 비워지고,
과한 욕심으로 마음이 넘치면 언젠가 깨닫게 되는 계기를 통해서 자신을 알고 비워내며,
자연에서도 어느 한 부분이 과도하게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언가의 힘에 의해서
다시 그만큼 비워진다고 생각한다.
비운다는 것은 부정적이지 않다. 비웠기에 다른 것들을 더 받아들일 수 있거나 더 비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득 채우는 것만이 올바른 것은 아니다. '얼마나' 채우는 것보다는 '어떻게' 채우느냐가 중요하기에
'어떻게' 비울 것인가도 중요하다. 그저 다 버려야 비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준, 생각, 관념이 튼튼하게 있는지 살펴보고 버려야 할 것, 부분 재활용해서 발전시킬 것,
그대로 둬도 되는 것 등등 분류하고 남은 것들을 정리한다면 어느 정도 공간이 생길 것이다.
비움에 대해 익숙해진다면 비어있는 공간과 그곳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해 현명하게 다룰 줄 알고,
비움과 채움의 소중함을 잘 알지 않을까 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비움의 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 나에게서 채워진 것 중 앞으로를 위해 차곡차곡 정리하고 비우는 시간으로 보냄으로써,
앞으로는 새로이 채워질 시간으로 가득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