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접시를 내놓을 수 있을까?
한 경쟁 프로그램에서 도전자가 미처 미션을 완성하지 못한 채 심사를 받아야 했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할 단계도 못 미쳤기에 탈락을 선고했다. 완성되지 않은 접시를 내놓은 것은 셰프인 자신을 어떻게 얘기하려고 하는 거냐는 식의 한 마디를 했는데, 이 말에서 뭔가 뎅-하며 가슴을 울렸다.
만약 내가 그래야 한다면, 나는 어떤 접시를 자신 있게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막상 떠오르는 게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 있게는 내놓지 못할 거 같았다.
아직은 뭐 그럴 순 있지. 나중에는 당당하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확신이 크게 들지 않았다.
멋모르는 어릴 땐 이 나이가 되면 이런 걸 하면서 살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고,
철없던 대학생 때는 학교 졸업하면 이런 걸 하고 있겠지. 했던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때는 당연했지만 막상 지금은 이럴 줄, 그때는 몰랐다.
그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꿈을 목표로, 각자의 위치와 시작점은 천차만별이지만
그 경쟁을 시작으로 모두가 함께 눈물 흘리고 웃으며 또한 살아남기 위해서 열과 성을 다해 달려가며,
의도치 않은 실수, 잠시 자만했던 생각, 안타까웠던 위축된 마음 등으로 아깝게 탈락한 사람들과 그와 반대로 범접할 수 없는 실력, 타고난 재능과 감각 등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도전자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도전자들 중 하나인 것처럼 감정을 대입하게 된다.
또 주어진 시간 내에 자신이 공부하고 경험하며 생각했던 것들을 매번 다른 어려운 제한이 있더라도 풀어내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배우며, 뒤쳐져 있다가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는 걸 보면서 힘을 얻기도 하고,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지적을 당하면 속으로 같이 뜨끔해질 때도 있다.
지금 같은 내 모습을 과거의 나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
아무렇지 않다가도 이런 내 모습에 한 번씩 벼랑 끝에 서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괜찮다.
시작선에 서서 준비하고 있지만 어쨌든 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달리면서 닥쳐올 어려움은 그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은 그들과 함께 그들처럼 열심히 나대로의 것을 해나갈 것이다. 남의 입맛에 맞춘 것이 아니며, 남들이 정해놓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한 접시를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