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기

감사합니다.

by lagomji
brunch_20.jpg 고마워. drawing by lagom_ji



한 번씩 평소에 사소한 것들 속에서 감사함을 찾는데, 그것은 어렵지 않게 나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다.


감사하기를 알게 된 건 잘 안 나지만 온화한 인상에 나긋나긋한 말투를 지닌 교수님의 교양수업 때였다.

하지만 매일매일 감사한 일을 하나씩 써야 하는 수업내용을 듣고 있자니 강의실 안의 학생들은

하나같이 황당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교수님은 표정 하나 변함없이 웃으면서 말해주셨다.


처음엔 제출일에 맞춰 점수 감점을 면하려고 미뤄두다가 몰아 쓰기도 했다.

그다음엔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쓸 거리가 딱히 없어서 억지로 쥐어짜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도 감사하다며 빈칸을 채워갔고, 그러다 한 학기가 끝나갈 때쯤엔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이 우러나와서 즐겁게 감사일기를 쓰고 있었다.


하루에 하나씩 써야 했기에 다른 날과도 겹치는 일이 없어야 했고 - 겹치면 왠지 몰아 쓴 것 같고, 열심히 안 쓴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 그러다 보니 별 일 없어도 뭔가 하나 감사하다고 하고 나면 그 일이 감사해지고,

그러고 다른 날의 별 거 아닌 일도 감사해진다. 그렇게 쌓여가면 모든 일들이 소중하고 감사해지며 나의 하루하루가 감사한 것들로 가득 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겸손해지고 긍정적인 생각의 힘이 생겨난 것 같다.

자칫 당연하게 생각해 그냥 넘어가버리는 것들이 될 수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감사의 의미를 부여하니

바라보는 내가 달라지고 더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감사함을 알게 된 때부터 지금도 한 번씩 나중에 되면 느끼는 게 있을 거라고 했던 교수님의 말이 한 번씩 생각난다. 지금은 학생 때처럼 매일 감사일기를 쓰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생각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고,

지금도 자주 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사용할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방법은 일상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좋은 조합은

첫 번째 여행 가서 감사하기를 한다던지, 두 번째 바람을 쐬며 혼자 생각에 빠질 때 감사하기를 한다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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