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들이 방울방울.
얼마 전 나갈 채비를 하면서 엄마가 반지를 끼고 계시길래 요새 하는 스타일을 알려드렸다.
어떤 게 있는지 보고 매치시키려는데 엄마께서 반지 이야기를 풀어놓으셨다.
결혼 전에 너네 아빠가 그냥 사준 건데 어떤 일이 있어서 잃어버렸는데 아빠가 다시 사준 거야.
진짜 오래됐지. 그리고 이건 결혼할 때 맞춘 반지인데 안 꼈더니 오래돼서 색들이 변했네. 너네 아빠는 이걸로 하고, 나는 이걸로 했지. 그때는 이런 게 좋다고 해서 했어.
별 얘기도 아닌 이야기는 잠깐 새에 시작되어 나가는 길에도, 저녁에 아빠가 오셨을 때도 계속되어
모두가 추억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엄마에게서 간혹 여러 옛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엄마가 차곡차곡 여며놓은 이야기보따리를 들을 때면
꽤나 재미있고 신기하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한다.
그때의 엄마는 어땠을까. 그 나이면 내가 이럴 때였는데. 나보다 어린 나이에 그랬다니.
감탄스럽기도 하고, 뭔가모를 애잔함이 있으며, 웃기고, 어이없고 여하튼 여러 감정들이 섞여 온다.
배경, 자라온 환경, 성격 등등 여러 수많은 설정에 따라 얘기는 너무나도 달라지기에 사람 사는 얘기 다 똑같다 하지만 묘하게 다르다.
엄마의 반지 이야기를 비롯해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 건 엄마가 젊을 때 입었던 옷을 내가 입는 느낌과는 비슷하지만 사뭇 다르다. 어쨌든 그 반지들은 세월에 맞게 새 것의 맛은 없지만 오밀조밀한 이야기와 함께 은은한 빛을 풍기고 있고, 엄마의 세월도 그 반지처럼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듯하다.
마음이 힘들거나 피곤한 생활에 지쳐있을 때, 무슨 일 없을까 하거나 빡빡하게 생활하고 있을 때 이런 얘기 한 번씩 듣게 되면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말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