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일이 생겨 겨우 정리를 하고 숨 좀 돌리려는 참에 하늘은 또 무언가 일을 만들어준다.
살면서 스스로 일을 만들어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도 정말이지 충분한데
항상 덤으로 안 받아도 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긴다.
그렇게 겹겹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태에서 얼른 끝나게만 해달라는 마음속의 외침과 함께
해야 할 일과 해야만 하는 일들을 정리한 뒤 잊고 지내게 된다.
그러다 언젠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그때를 되돌아보는 때가 생기는데,
그땐 별일 아니었는데 쫄보였어. 라며 헛웃음이 나오는가 하면,
그땐 대담하게도 그렇게 행동했단 말이지. 라며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때 진짜 힘든 거였는데 힘든 줄 모르고 했어.라고 특히나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기특하면서도,
나 자신이 짠하게 느껴져 싫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뭔가 시작하거나 뭔가 하는 동안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도 나중에 보면 이럴 텐데, 지금 이렇다 해도 깊게 생각 말고 그냥 적당히 열심히 하자.
나 자신을 말리는 듯한 다독이는 듯한 그런 말.
어쩌면 나태해지고 결국엔 쉽게 마음이 없어지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힘든 언덕인지 모르고 꿋꿋하게, 꾸역꾸역 올라갔던 걸 알게 됐을 때 밀려오는 그 느낌은 더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수 없이 또 언덕들을 넘고 넘어야 한다.
다음 언덕은 그렇게 가지 않으리 다짐하지만 다음 언덕을 앞두고서는 다시 또 마음을 고쳐먹는다.
다음 언덕은 이번 언덕과는 또 다른 새롭고 더 나은 길이 펼쳐지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에게 좋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정말 그랬으면 하는 소망에.
그렇게 오늘도 언덕을 오르면서 이 언덕이 완만한 언덕인지 가파른 언덕인지 생각하지 않고 올라간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숨 고를 수 있는 정상도 있을 거고 조금은 편한 내리막도 있을 테니까.
어쩌면 내가 좀 더 여유 있어진 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