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기억.
잊어버리고 있다가 얼마 전 책상 정리를 하면서 오래되어 쓸 수 없게 돼버린 - 저렴했던 - 토이 카메라를 버리면서 그 안에 있던 필름이 있어서 현상하기로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CD에 넣어 받는 것이 나름 최신 간편 방법이었는데,
요즘은 usb나 웹하드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새 시간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을 가게 되면 필름 카메라를 꼭 챙겨가는데 필름 특유의 느낌과 기다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필름 수 때문에 항상 찍을 타이밍을 살핀다. 시간 속 순간들을 느끼고 있다가 이때다 싶을 때 찍는데,
정말 소중한 순간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왠지 더 진하게 그때의 순간이 묻어나는 듯하다.
물론 한 번씩 펼쳐볼 때 이걸 왜 찍었나 싶은 사진도 있다.
삭제 버튼도 누를 수 없어 후회한다 싶을 땐 - 그렇다고 태우거나 버리는 등의 행동은 뭔가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같아서 - 나중에 더 시간이 지나서 보면 괜찮을 거야.라고 애써 자신을 다독이는데 그 방법이 꽤 먹힌다.
어쨌든 딱히 단점은 없지만 꺼내기 쉬워야 해서 외투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데 손을 넣어야 할 때 꼭 한 손은 자리가 비좁아서 애매하게 주춤하게 손을 넣고 있어야 한다는 것 정도이지 않을까.
머지않아 괜찮은 필름 카메라를 만나서 괜찮은 사진을 많이 찍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