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답

고마움의 표시였을까.

by lagomji
brunch_33_1_2.jpg 옛날옛적에. drawing by lagom_ji


까마득한 옛날에 나는 졸작으로 길고양이 이야기를 담은 미니북을 만든 적이 있어서, 길고양이에 대해 애틋한 마음이 있다.



brunch_33_2.jpg 엄마의 소리. drawing by lagom_ji



본가에 없었을 때는 가끔 엄마에게 길고양이의 횡포에 대해 들으면 '귀엽네, 그래도 그건 좀 신경 쓰이겠다.' 하며 넘겨들었지만, 지금은 본가에 있다 보니 미워할 수 없지만 미워할 수밖에 없는 묘한 마음도 생겼다.



brunch_33_3.jpg 녀석의 증거들. drawing by lagom_ji



범인은 누군지 알고 있는데, 그 녀석의 시작은 비록 - 귀여운 횡포였던 - 상추밭 헤집어놓기, 빈 화분에 똥 싸놓기, 잔디에서 놀다 가기였지만 몇 개월 전부터는 쥐를 물어다 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brunch_33_4.jpg 그리 좋으니. drawing by lagom_ji



그러다 보니 - 길고양이는 모르는 - 길고양이와의 사투를 벌이는 묘한 관계가 형성되었고, 4,5번 정도 반복되기에 너무 당황스럽고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보답의 의미로 그런다는 것이다.



brunch_33_5.jpg 같이 선물하자. drawing by lagom_ji



동물이라도 고마움을 알고 보답하려는 마음은 너무나도 기특하고 예쁘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며 훈훈한 다짐을 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하는 게 좋겠다 싶다.



brunch_33_6.jpg 딸기치즈 케이크로 주면 안될까? drawing by lagom_ji



마음은 알겠지만 뒷감당은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의 몫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기가 어렵다.

대화가 된다면 이거 말고 다른 걸로 주면 좋겠다! 할 텐데 그럴 수 없어서 여전히 인간의 고민만 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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