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가 집에 오는 시간이 저녁 7시쯤이다. 어린이집에 8시 20분쯤 등원해서 저녁 6시 30분쯤 하원해서 집에 오면 7시쯤. 아이들이 아기 때부터 다녔던 어린이집의 도움 덕분에 일을 할 수 있었다. 언제나 일등으로 등원하고 마지막으로 하원을 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일은 다니고 싶었다. 그럼에도 종종 무너질 때가 있었다. 아이가 아플 때, 였다. 그래도 어린이집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약을 먹여주고 열패치를 붙이고 어느 정도 한두 시간은 여유가 있어서 반차를 쓰고 병원에 데려가거나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회사와 집이 멀었고, 아이들은 집과 학교가 가까웠다. 그나마 아이들은 거리가 가까워서 이제 나를 따라서 차를 타지 않아도 돼서 그런지 덜 아픈 것 같았다. 그런데 일 년에 한 번씩, 꼬박 아픈 첫째와 둘째.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돌봄 센터에 간다. 여기가 없었으면 학원을 여러 개 보냈겠지. 학교수업은 짧아지고 아이들은 오후 1시~2시에는 하교를 한다. 나는 집에 8시가 다 돼서야 들어가는데 말이다. 겨우겨우 아이들 학교 수업+방과후학교+돌봄 센터로 일정을 맞췄더니 돌봄 센터에서 6시 하원. 집에 가면 6시 10분. 공백이 1시간 정도 있다. 종종 아이들 아빠가 일찍 오거나 쉬는 날이어서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육아를 도맡아 하는 건 변함이 없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어렵다. 막상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보니까 학교는 너무 일찍 끝나고 (교육기관이어서) 돌봄을 해줄 곳은 있었지만,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 집은 그나마 다자녀이고 맞벌이부부, 저학년들이어서 돌봄 센터에 들어간 거였다. 그런데 이것도 2개월 동안 대기를 했다.
여름방학은 1개월 반정도이고 겨울방학은 2개월이었다. 방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었는데 돌봄 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그나마 안심이었다. 점심은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거나 양육자가 도시락을 싸서 보내는 시스템이었는데 한 끼에 5천 원, 20일이면 10만 원. 내년부터는 오른다고 하더라.
다들 이렇게 일을 다녔던 거야? 나만 몰랐네, 나만 몰랐어. 겪어보지 못한 세계에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아프면... 번갈아가면서 아플 텐데 부모님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하나? (부모님도 일 하시는데...) 나는 내 아이들이 먼저인지, 내 일이 먼저인지, 부모님의 건강이 먼저인지. 일 년에 한 두 변정도는 도움을 받아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아이들이랑 동숲이나 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일도 안 하고 아이들 매일 등교, 하교, 막내 등원, 하원시키면서 마음 편히 살고 싶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최선을 다해야겠지.
아이들이 몇 살이 되면 워킹맘 생활이 편해지는 걸까? 돌봄이나 다른 도움 없이 방학 동안 아이들끼리 있을 수 있을까? 지금 돌봄 센터 운영 방식이 바뀌면 그만둬야 하는 건가.. 수많은 물음과 걱정. 아이들은 정말 괜찮은 건지.주말 동안 내내 아이들과 붙어있어야지. 그래,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