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곰 Lagom Mar 22. 2024

심심한 집이 되려고 해요

그래서 책을 읽는 집이 될 수 있기를


집공부를 한지는 꽤 되었는데 첫째 어린이가 초등 3학년이 되면서 수학학원을 슬슬 알아봐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어린이가 어떤 과목이 약하고 어떤 과목을 잘하는지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첫째는 국어, 특히 문해력이 약했다. '왜 그럴까?' 한참이나 생각을 또 해봤더니 책을 덜 읽어서였고 아직은 어리고 학원은 영어만 다니니까 책을 읽을 시간은 충분했다. 그래서 우리 집을 심심한 집으로 만들기로 다짐했고 남편과 상의를 했다. 사실 예전에도 일주일에 주 2회, 1시간 정도 동영상을 보고 주 1회 게임시간을 30분씩 할 수 있게 해 줬는데 이것들을 당분간 (기약 없이) 없애기로 결정했다. 


언어능력은 보통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추론능력이 생기고 줄거리를 요약하면서 생기는데 첫째는 그 부분이 부족했고 둘째는 책을 다독하고 회독하는 어린이여서 어휘 부분만 보강을 해주면 되는 상태이다. 언어능력이 뛰어난 둘째는 수학도 1년 정도 선행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해도가 높아서 수학도 슬슬 풀어내는 것 같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사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린이들 집공부를 하면서 새삼 깨닫게 되었다.  결국은 언어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고, 책을 읽기 위해서 집을 '심심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자주 하지 않았던 동영상 시청과 게임도 기약 없이 없어진 우리 집.


한 달, 꼬박 한 달이 흘렀다. 도서관을 더 자주 가게 되었고 책장에 있는 책들이 다시 거실 바닥에 놓이기 시작했고 어린이들은 이제 간식을 먹으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둘째는 원래 그랬다) 첫째 어린이는 책을 읽다가 종종 잠이 들고는 했다. 둘째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잠들기 직전까지 책을 읽는다. 언어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는 어린이들과 엄마와 아빠. 이렇게라도 책을 좋아하고 사색하고 책과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서토론 학원을 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도 결국은 집에서 꾸준히 봐줘야 하더라. 학원을 보내서 끝이 아닌 어린이들 공부세계. 그래서 이번에도 수학학원 가는 시기를 미뤘다. 집에서 조금 문제를 생각하고 풀어있도록. 






문해력을 기르는 방법


1. 초등 저학년은 학습만화로 책과 가까워지자 

2. 초등 중학년이면 줄글책으로 넘어가야 한다. 

  - 단, 너무 글자크기가 작고 많으면 아이가 질려할 수 있다. 

3. 책이 어디에든 있어야 한다. 

4. 도서관에 가는 날을 정해서 가능한 같이 가서 책을 같이 고르고 시간을 보내자. 

5. 두꺼운 책으로 가려면 얇은 책을 많이 읽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6. 과학과 사회 교과서에는 개념들이 많이 나온다. 개념 어휘를 꼭 익히자

(우리 집은 주 2회 과학과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들을 따로 공부하고 있다)







어린이들 새 학기 적응이 끝나면 잠시 쉬었던 글쓰기 수업을 재개해야겠다. 15줄 이상 쓸 수 있도록 어린이들과 주 2회씩 수업을 4개월 정도 했었는데 2월 중순부터 쉬고 있다. 내가 일이 바빠지기도 했고 글쓰기 수업과 어휘공부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잘 읽고 다양하게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씨를 바르게 쓰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보고 쓰기(필사)도 하고 나아가 듣고 쓰기도 해 봐야지. 심심한 집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초등3학년이 된 첫째의 적응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