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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시간거지_같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까..

by 라곰 Lagom

아이들이 개학을 하고 다시 바쁜 날들이 시작되었다. 방학 동안에는 집-학원정도라 동선이 짧아서 덜 신경을 쓰고 연락도 메시지로 자주 연락을 했었다.


그런데 개학을 하니 이동 동선이 다양해졌다.

학교 끝나고 학교 안에 있는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놀이터에서 잠시 놀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일주일에 두 번은 학교 끝나고 학원도 가고


초등 저학년일 때는 둘이 함께, 아파트 안에 있는 돌봄 센터에 늦게까지 있다 보니까 마음 편히 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학교 돌봄 교실도 돌봄 센터도 갈 수 없어서 그나마 마음 편히, 어른이 있는 곳은 도서관뿐이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레 도서관에 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수학이나 비문학 교재를 더 풀거나 영어공부를 더 했으면 좋겠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역시나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들이어서.

도서관 가서 실컷 책을 보고 (책이라고 쓰고 대부분 학습만화라고 읽는다) 어떤 날은 학교 끝나고 학교 내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까지 계속- 책을 읽는다. 책만 읽는다. 정말로, 하루 종일. 책을 안 읽어서 고민이라는 부모님들은 잠시 눈을 감아주세요. 진지하게... 너무 하루 종일 책만 읽어서 늘 고민이다.(안과에서 책 적당히 읽어야 한다고, 눈 계속 나빠진다고 경고받은 양육자)


누군가 또 오늘 물었다. 아이들은 누가 봐주는 사람이 있는 거냐고.


아니요- 아이들이 스스로 챙겨요. 저도 막내 데리고 출근하느냐고 바쁜걸요.


누가 깨우지 않아도 초등 아이들은 핸드폰 알람을 듣고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아침을 챙겨 먹고, 세수와 양치를 하고 거실에 앉아 책을 읽다가 학교에 등교를 한다. 그리고 학교 끝나고 또 각자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시간을 보내고 간식을 챙겨 먹고 샤워도 한다. 물론 집에 간식과 냉장고에 밑반찬들과 공부거리를 다 챙겨놓기는 하지만 말이죠. 사실 나는 내가 그렇게 자라나서 아이들이 안타깝다고 불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고 부모가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가끔은 '언제든 함께 있어줄 수 있었다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워킹맘의 시간은 흘러가고 아이들은 성장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하게 해 주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열심히 도와주면서 또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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