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4. 일터에서

by 강훈

월요일 아침

알람이 울린다. 월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생각이 올라온다. "오늘 회의가 있어." "밀린 일이 많아." "또 힘든 한 주가 시작이야."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무겁다.

갤럽(Gallup)의 전 세계 직장인 조사에 따르면, 직원 참여도(Employee Engagement)가 높은 사람은 전체의 23%에 불과하다. 나머지 77%는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으로 이탈한 상태라고.

왜일까. 일 자체가 싫어서가 아니다. 일을 대하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이것밖에 못 해." "인정받지 못할 거야." "실수하면 큰일이야." "나만 뒤처져."

이런 생각들이 일터를 전쟁터로 만든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면, 일터가 달라진다.


완벽주의의 함정

일터에서 가장 흔한 생각 중 하나는 완벽주의다.

"완벽하게 해야 해." "실수하면 안 돼." "모든 걸 다 잘해야 해."

심리학자 토마스 그린스폰(Thomas Greenspon)은 말했다. "완벽주의는 성취를 향한 건강한 노력이 아니다. 실수를 피하려는 두려움이다."

완벽주의는 두 가지 문제를 만든다.

첫째, 시작을 막는다. "완벽하게 못 할 것 같아"라는 생각에 미루게 된다.

둘째, 끝을 막는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라는 생각에 계속 손본다. 끝이 없다.

완벽을 추구하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대안은 "충분히 좋음(Good Enough)"이다. 완벽이 아니라 충분. 이것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건강하다.

"이 정도면 충분해. 제출하자." "완벽하지 않지만 가치 있어." "실수할 수 있어. 배우면 돼."

완벽에서 충분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


비교의 늪

일터는 비교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다.

동료는 승진했는데 나는 안 했다. 동료는 칭찬받는데 나는 못 받는다. 동료는 빨리 끝내는데 나는 느리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을 기억하라. 우리는 자신을 평가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보는 것이 겉모습뿐이라는 것이다.

동료의 성공은 보이지만, 동료의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동료의 빠른 결과는 보이지만, 동료의 밤샘 작업은 보이지 않는다.

비교는 불공정하다. 내 모든 것과 남의 일부를 비교하는 것이니까.

대안은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다. "한 달 전의 나보다 나아졌나?" "지난주보다 배웠나?" "작년보다 성장했나?"

남과 비교하면 끝이 없다. 항상 더 잘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와 비교하면 진전이 보인다.


거절의 기술

일터에서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렵다.

상사가 요청하면, 동료가 부탁하면, "네"라고 한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도. 시간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도.

그리고 쌓인다. 일이, 스트레스가, 피로가. 결국 모든 걸 중간 정도로 하게 된다. 아니면 번아웃이 온다.

경영학자 그렉 맥커원(Greg McKeown)은 『Essentialism』에서 말했다. "만약 확실한 '예스'가 아니라면, 그것은 '노'다."

거절은 무례한 게 아니다. 명확한 것이다.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이 말했듯이, 명확한 것이 친절한 것이다.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어렵겠어요." "우선순위가 맞지 않아서 이번엔 못 도와드릴 것 같아요." "제 역량 밖이라 다른 분이 더 잘하실 것 같아요."

간단하고, 명확하고, 정중하게.

거절이 자기 보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일에 "예스"하기 위한 것이다.


실수했을 때

일터에서 실수했다.

보고서에 오류가 있었다. 회의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 마감을 놓쳤다.

순간, 생각이 폭주한다. "큰일 났어." "해고당하면 어떡하지." "다들 날 무능하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멈춰보면, 실수는 끝이 아니다. 실수 후가 중요하다.

숨기고 싶다. 변명하고 싶다. 하지만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간단하지만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신뢰를 지킨다.

그다음은 바로잡는 것이다.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 이것이 실수를 성장으로 바꾼다.

그리고 배운다. "다음엔 이렇게 하겠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실수가 교훈이 된다.

마지막으로, 놓아준다. 계속 자책하지 않는다. 배웠으면 충분하다. 넘어간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수 없는 직장인도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 자체가 아니라 실수 후에 어떻게 하느냐다. 그것이 당신을 정의한다.


회의 중에

회의 중이다.

누군가 당신의 의견을 비판했다. 무시했다. 아니면 당신 아이디어를 자기 것인 양 말했다.

화가 치민다. 반박하고 싶다. 변명하고 싶다. 욕설이 목까지 올라온다.

하지만 숨을 한 번 쉴 수 있다면, 3초만. Chapter 21의 STOP을 기억한다. 그 짧은 순간이 다른 결과를 만든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연구했다. 그는 발견했다. 직장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IQ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EQ가 높은 사람이라고.

EQ의 핵심은 감정 조절이다. 감정을 느끼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것. 화가 나는 것을 인식하고, 이 반응이 도움이 될지 잠깐 생각하고, 침착하게 반응하거나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는 것.

쉽지 않다. 순간의 화는 강렬하다. 하지만 그 순간의 감정적 반응이 관계를 망칠 수 있다. 몇 초의 여유가 그것을 막아준다.


일과 정체성 분리하기

많은 사람들이 일을 정체성과 동일시한다.

"나는 마케터야." "나는 개발자야." "나는 이 회사 사람이야."

하지만 심리학자 아담 그랜트(Adam Grant)는 말한다. "직업은 당신이 하는 것이지, 당신이 누구인지가 아니다."

일을 정체성과 동일시하면, 일에서의 실패가 나 자체의 실패가 된다. 프로젝트가 안 되면 "나는 실패자"가 된다. 승진 못 하면 "나는 무능해"가 된다.

하지만 일은 당신의 일부일 뿐이다. 전부가 아니다.

당신은 일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하고, 취미를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일은 여러 정체성 중 하나다.

일에서 안 풀려도, 당신은 여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 일의 성공과 실패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

일과 나를 분리하는 것. 건강한 거리두기.


퇴근 후 생각 끄기

퇴근했다.

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일터에 있다. "오늘 회의에서 그렇게 말할걸." "내일 할 일이 너무 많아." "이번 프로젝트 어떡하지."

심리학자 사비나 손넨탁(Sabine Sonnentag)은 회복(Recovery) 연구의 권위자다. 그녀는 발견했다.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심리적 분리(Psychological Detachment)"가 필요하다고. 물리적으로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떨어져야 한다고.

퇴근 후 일 생각을 계속하면 회복되지 않는다. 다음 날 피곤하고,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나는 퇴근길에 특정 음악을 듣는다. 항상 같은 플레이리스트. 그것이 신호가 된다. "이제 일은 끝이야." 친구는 퇴근 후 30분 산책을 한다고 했다. 다른 친구는 집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는다고. 작은 의식이지만, 뇌에 경계를 알려준다.

그래도 일 생각이 나면, 노트에 쓴다. "내일 할 일" 리스트. 머릿속에 있으면 계속 맴돌지만, 종이에 쓰면 내려놓을 수 있다. "내일 보자." 그리고 노트를 덮는다.

완벽하게 끄지는 못한다. 가끔 새벽에 일 생각으로 깬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일과 쉼의 경계가 조금씩 명확해지고 있다. 그 경계가 나를 지킨다.


나의 일터

솔직히 말하겠다.

나도 일터에서 많은 생각과 싸운다. 완벽하려 애쓰고, 비교하고, 거절 못 하고, 실수에 자책하고, 퇴근 후에도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충분히 좋음"을 연습하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고, 가끔 "아니요"라고 말하고, 실수를 배움으로 보려 하고, 퇴근 후 의식을 만들었다.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힘들 때가 많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일이 조금 덜 무겁고, 조금 더 의미 있고, 조금 더 지속 가능하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조금씩, 천천히.


일터는 연습장이다

일터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다.

그래서 일터에서의 생각이 중요하다. 일터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완벽에서 충분으로. 남과의 비교에서 나와의 비교로. "예스"에서 "노"로. 실수에서 배움으로. 일과 정체성의 분리로. 심리적 분리로.

작은 변화들이다. 하지만 축적되면 일터가 달라진다. 전쟁터에서 성장의 장으로.

다음 챕터에서는 무기력과 권태 속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의미가 느껴지지 않을 때.

함께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