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난 소화력은?
비난을 듣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거가 있는 비난이든 근거가 없는 비난이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미 문장 속에 답이 있다. 대처해야 한다. 뱉어내거나 소화를 시키거나.
뱉어내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비난을 하는 대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갖는 것이다. 비난의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비난을 받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싫은 것이다. 비난을 하는 대상에 대한 분노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중에는 비난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열등감까지 밀려온다. 비난으로 휘둘리고 마음이 뺏기고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까지 위협을 받는다. 그래서 사실과 전혀 다른 비난을 받더라도 당황을 한다. 인터넷에 달린 이름도 얼굴도 성격도 말투도 전혀 모르는 사람의 댓글에 자살을 하기도 한다.
소화를 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먼저 비난하는 대상과 비난의 내용과 나의 분리다. 비난을 하는 대상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오롯이 그 사람의 영역이다. 내가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다. 그러니 굳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비난의 내용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 내용을 바꿀 수도 없고 없앨 수도 없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비난을 감사하게 받으면 된다.
'그렇구나. 내가 저런 것이 문제였구나. 반성하고 고쳐야겠다.'
라고 소화시키면 된다.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재미있네. 나도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니 참고해야겠네."
라고 소화시키면 된다.
글로 쓰고 내용을 설명하기 때문에 남 얘기하듯 편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건 맞다. 이렇게 차분한 상태에서 그 상황을 글로 쓰기 때문에 냉정하게 설명한 것은 맞다. 그래서 미리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은 단련할 수 있다. 몸도 근육을 만들 수 있고, 내공이라는 것도 단련시키고, 기를 모으는 기 훈련도 하는데, 마음은 왜 단련하지 않는가? 단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단련해도 안되거나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하는가? 비난을 소화시키는 것을 계속 반복하면 소화력이 점점 늘어난다. 그래야 나도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아니, 비난을 하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비난한다. 이런 좋은 방향의 비난을 충고 혹은 조언이라고 한다.
어렸을 적에 많이 겪어본 적이 있다.
"이런 것도 못해?"
"이런 쉬운 문제도 못 풀어?"
그러면
'내가 못하는 것을 발견했구나.'
'이 문제는 나에게 어렵구나. 여러 번 풀어봐야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소화시켜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소화해도 된다.
'문제를 잘 풀어야 훌륭한 사람은 아니잖아? 내가 잘하는 다른 영역도 있다고!! 사람은 모든 것을 잘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할 필요도 없어.'
이것도 나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