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가 깊게 자욱한 걸 보니 오늘은 해가 뜰 확률이 높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낮에는 구름은 다소 있지만 그래도 해는 볼 수 있단다. 다행이다. 매일 아침 날씨 확인과 더불어 또 하나의 일과가 얼마 전부터 생겼다. 바로, 브런치! 밤 사이 남겨진 라이킷과 댓글은 없는지, 몇 명이나 들어왔는지 통계를 확인하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이십일이 조금 넘는다.
매일 글쓰기는 백일이라는 목표를 함께 나눈 분들과 처음 시작했다.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에 목적이 있던 터라 그곳에서는 무슨 글을 내어 놓아도 친절한 댓글과 좋아요의 행복한 향연이 매일 이어졌다. 그 좋아요와 댓글에 힘입어 글 쓰는 속도나 마음이 어찌나 가볍고 재미나던지. 백으로 향하는 길에 어려움도 물론 있었지만, 설렘이 더 컸던 게 사실이다. 매일 같은 분들의 글을 읽다 보니 글정도 들어 '오늘은 어떤 글을 써 주실까' 당연스레 궁금해졌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백일의 목표를 이루고, 다시 백일을 그곳에서 도전할까도 고민했지만, 브런치에도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에 여기서 홀로 매일 글쓰기 시즌 2를 시작했다. 그렇게 23일 차를 맞는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무엇을 쓸까?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가?를 고민하며 눈을 떴다. 매일 같은 반복으로 시작하고 써 내려가는 글이지만 분명 그 안에 변화가 느껴진다.
브런치 글쓰기는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간 전학생처럼 환경도 사람도 모두 낯설고 어려워 쉽지 않았다. 친절하고 다정하던 백일 글쓰기 글 친구분들이 없어 허전한 마음은 생각보다 컸고, 다시 글을 내어놓는 이곳의 시작이 7월 1일 맨 처음 글을 내어놓던 마음처럼 떨리고 두려웠다.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으면 어쩌지?'
'수준이 좀 높은데, 내 글이 마땅 키나 할까?'
'일상이 가득한 내 이야기보다 정보성이 강한 글을 써내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매일 아침 통계를 확인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무엇을 써야 할까?
'사람들은 무엇을 읽고 싶어 할까?'
'내 글을 통해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글쓰기 습관에만 집중하던 첫 백일과는 또 다른 고민이 브런치에는 있었다. 돌부리처럼 매일 걸려 넘어지는 마음이 일주일이 넘었다. 하얀 백지를 채워 내려가는 손가락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다 결국, 무엇이라도 써 내려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던 작가들의 조언을 더 자주 떠올려 보기로 했다. 그리고 계속 무어라도 써내어 본다. 빈약한 글이라도 사람들과 만나려는 마음으로 계속 쓰다 보면 나아지는 일 밖에 없을 테니라는 믿음으로.
아직까지 브런치가 선물한 통계 숫자와 라이킷에도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다. 브런치 작가분들도 비슷한 마음을 여기저기 써 놓은게 보인다. 그들의 글에서 브런치 팀의 홍보에 힘입어 몇 천, 몇 만의 조회수와 구독자 증가 그리고 라이킷의 폭발은 한순간 불꽃놀이에 지나지 않는 듯 읽혔다. 그 축제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적막한 고요함은 오롯이 작가에게 남아 다시 그렇게 쓰는 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읽혔다.
글 쓰는 시선이 나에서 사람들로 향하게 된 건 긍정적이다. 너무 갇혀 있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장치 정도는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려움과 고통 그리고 골치 아픔은 결국 사는데 무엇이라도 남기게 된다. 이 변화의 고비를 또 성실히 넘어가다 보면 다시 나아가 있겠지. 브런치를 시작하니 다른 세계가 열린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