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정보
크게 보면 다수의 권리와 개인의 권리 간의 이슈이고, 더 나아가면 정의란 무엇이고, 공리주의는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재명 피습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이 언론 브리핑을 늦게 하는 상황에 대한 의아함에 대한 기사가 많이 올라왔었다. 서울대병원이 언급한 의료법상 개인정보침해와 관련하여 즉각 브리핑할 수 없다는 대응을 했었다. '의료인이 진료 과정 중 알게 된 환자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는 의료법을 말하는 것으로, 환자나 보호자가 동의가 전제될 때 개인정보를 밝히는 것이 가능하다.
병원에는 입원할 때 '입원사실비공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자가 원하면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에게도 입원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법적 보호자라 하더라도 환자가 원하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있는데, 그만큼 환자의 개인의사와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입원사실비공개를 요청하는 케이스들이 많은데, 개인 본인의 정보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사생활을 존중받기 원하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재명 피습사건의 경우는 이와 대조적인데, 공인에 대한 알 권리는 무엇인가. 기자 혹은 국민은 알 권리를 외치는데 공인의 정보는 어디까지 공유되어야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작은 하나부터 모든 정보를 속속들이 실시간으로 알기를 원하고, 그 정보를 소비한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이선균 사건도 그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세워 일거수일투족 기사화한다. 물론 감춰지는 정보를 파헤치고, 그 안의 진실을 알려야 할 때도 있고 그것을 알 권리가 있다는 것에도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 침해되는 개인정보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동의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같은 뜻 또는 뜻을 같이 함'이라고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같은 뜻. 그 범주가 내가 생각하는 범위와 실제 당사자가 생각하는 범위가 같아야 할 것이고, 공개 시기가 같아야 할 것이다. 동의된 만큼만 밝혀야 하는 것일 것이다. 브리핑 장소에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할 때에 기자가 외쳤던 질문들이 만약 환자와 동의된 내용이 아니라면 당사자가 아닌 타인(병원)이 답할 수 있는 것일까.
기자나 유튜버의 정보전달의 목적이 진실일까, 조회수일까. 그리고 그 목적이 알 권리라는 틀을 앞세워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개 개인의 경우에는 침해가 되고, 공인에게는 허용되는 그 잣대는 당연히 공인이라면 짊어져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안에서 과연 병원은 자유로운가. 당사자 본인의 말이 아닌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진실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 전문가는 만약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사실을 밝힐 수 있을까. 밝힌다면 개인정보침해가 아닐까. 만약 민사소송이 될 경우, 언론과 국민들은 알 권리를 앞세워 같은 편이 되어 줄 것인가. 당사자가 아니므로 그 사실에 대해 침묵하고 외면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로서 기대되는 역할로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맞을까. 그 사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