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개발원조는 자본주의 지배하의 저개발국가들의 종속을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되는 것이 아닌, 원조 공여국과 수원국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로서 국제 협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해외원조가 수원국의 일부 소수지배계층의 부정 축적 수단으로써, 혹은 정치적 수단으로써 활용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하여 유럽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의 원조를 중단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조자금 중단은 팔레스타인의 보건시스템, 식량 안보 등 여러 개발 프로젝트의 무산도 함께 의미한다. 팔레스타인에는 가자지구의 하마스 외에도 서안지구의 별도의 행정부가 존재하지만, 재정자금의 다른 목적 사용 가능성이 더 크게 고려된 결정이다. 팔레스타인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개발원조가 원조 공여국의 인도주의적 동기만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권과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기본 가치 등의 실현을 목적으로 원조뿐만 아니라 원조 공여국의 국가 목표나 국익에 따라서 비중을 두는 수원국이나, 원조의 내용이 달라질 것이며, 그 우선순위도 바뀔 것이다.
한편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 보건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었다. 코로나 대응 경험에는 경제적 격차에 따른 의료 불평등을 경험을 포함하는데, 실제 백신 도입이나 검사 등 많은 분야에서 국가별 보건의료 지원 여부가 다르게 나타났다. 그리고 팬데믹 유행에 따라 국경을 폐쇄하는 나라들이 나타났는데, 국경 폐쇄만으로 코로나의 종식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는 세계화된 시대에 다른 나라의 보건의료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서 팬데믹 위기를 극복할 수 없고, 나라 간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러한 질병 경험은 단기적 이해보다는 인도주의적 보편 가치에 따른 국제 협력과 글로벌 건강불평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끌어냈다.
여기에서 우리라는 개념이 나라에 국한되느냐, 전 세계로 확장되느냐가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어느 범주까지 우리라는 개념에 포함할 것인지가 인도주의적 동기를 지속하고, 확장하는 데에 관건이 될 것이다. 우리의 개념이 점차 확장될 때,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적 이익을 단순히 좁은 범위에서 유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보다 넓은 범주에서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고 많은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