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호텔 간에는 닮은 점이 꽤 있다. 우선 입실부터 퇴실까지의 단계마다 사람이 응대한다. 호텔에 프런트가 있다면, 병원에는 입원수속실이 있고, 두 곳 모두 프런트와 입원수속실에서 방배정을 한다. 그리고 호텔의 경우 고객이 룸의 종류를 정하면 그 시점에 준비된 방을 안내하고, 병원의 경우 환자가 사전에 입원예약을 통해 받아둔 입원실의 종류(1인실, 2인실, 다인실) 중 준비된 방을 연결해 준다. 물론 병원의 경우, 진료과나 그날의 퇴원환자 준비상태 등에 따라 선택권의 범주가 호텔에 비해 매우 좁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틀에서 호텔과 유사하다. 그리고 입실해서 방을 이용하는 동안, 호텔 프런트에 문의하는 것과 병상에서 콜벨을 눌러 간호사실에 요청하는 것 또한 유사하다. 그리고 머무는 동안 식사, 청소, 이불 교체 등이 가능한 점도 그러하다.
다만, 호텔과 병원의 목적이 다르다 보니, 그 내에서 요청 가능한 범주와 선택의 범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호텔에서는 자유로움이 존재하고 서비스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고,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경우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병원에서는 환자는 치료와 관련된 범주 내에서 권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권리가 다른 환자의 치료와 상충될 경우 양해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한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정해져 있는 의료수가 내에서, 그리고 더 위급한 환자를 치료받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치료나 서비스를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러하다.
이전보다 위상이 높아진 환자의 권리와 의료'서비스'라는 용어가 보편화됨에 따라 서비스라는 용어에서 기대되는 대우 심리로부터 사람들은 병원에서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고 비교하기도 한다. 병원 1인실 가격과 호텔룸의 가격이나 퀄리티를 비교하기도 하고, 병원의 우선순위는 환자상태와 위급성에 따라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위급한 다른 환자를 처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의 요청이 빠르게 수용되지 않는 점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충분히 대우받지 못했다는 불만족스러운 환자경험으로 이어진다.
가끔 생각한다. 어디까지가 의료 서비스일까? 서비스의 용어의 정의를 찾아보면 '생산된 재화를 운반ㆍ배급하거나 생산ㆍ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함'과 '개인적으로 남을 위하여 돕거나 시중을 듦'이 있다. '의료 서비스'가 '의료'라는 행위를 제공한다는 것의 의미로 시작했지만 환자들은 후자의 의미를 혼합하여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환자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충족시키고 싶지만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거나 혹은 IT기술 투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산업구조에서 수가가 그 비용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있다. 병원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모든 분야의 직군이 존재한다는 점이고, 그만큼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수익의 많은 포션을 인건비가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그러한 서비스는 추가 인력이 필수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나, 호텔의 등급이 올라가면 더 많은 서비스를 요청하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듯이 병원은 그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의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럼 IT 기술이 효율성을 구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노인이고, IT기술에 친숙하지 못하다. 그렇기에 인력을 온전히 대체한 서비스는 존재할 수 없고, 때론 IT 기술을 설명할 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IT기술의 도입은 물건처럼 한 번 구매하면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 보수비용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과도기적 시점에는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나타난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의료 서비스와 현실적인 병원 운영, 그리고 그 내에서 본질적으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 위에서 말한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고, 극복되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