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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Oct 27. 2019

조용하고 신비로운 프얄살롱

때로는 유명한 여행지보다는 이에 준하는 풍경이지만 사람 적고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여행지가 더 끌릴 때가 있다. 아이슬란드 남부지역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한 곳인 요쿨살론(Jökulsárlón)은 아름다운 빙하 라군 그리고 빙하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많은 관광객 때문에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긴 어렵다. 이 경우, 가까운 곳에 있는 또 다른 빙하 라군 호수인 프얄살론을 추천한다.

요쿨살론에서 프얄살론은 차로 대략 10여분 거리에 서로 떨어져 있다. 정말 가깝다. 차로 10분이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간다. 바쁜 사람들은 프얄살론을 패스하고 요쿨살론 만 들르는데 프얄살론을 다녀온 입장에서, 시간만 있으면 꼭 들러보길 강추한다.

프얄살론은 요쿨살론에 비해 훨씬 덜 번잡하다. 주차장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옆에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는 요쿨살론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도 적다. 또한 차를 주차하고 수 분을 걸어가도 도대체 빙하 라군은 어디서 볼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엔 황망한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내 눈 앞에 확 펼쳐지는 산등성이에서 빙하가 쏟아져내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정말 멀리서부터 찍은 거라 그 크기에 대한 느낌이 오지 않겠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면

그 거대한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요쿨살론의 경우 저 산등성이에서 쏟아져내리는 모습이 육지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프얄살론의 경우 저 거대하고 장중한 모습이 손에 잡힐듯한 거리에서 펼쳐진다. 더욱 실감 나게. 요쿨살론보다 규모는 작지만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고요하다. 정말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 셈

조금의 수고를 더해 내리막을 따라 걸으면 이렇게나 가까이서 빙하 라군을 볼 수 있다. 물론, 요쿨살론에서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이 곳은 사람이 적어(거의 없는 수준) 요쿨살론보다 훨씬 신비스러운 풍경을 보여준다. 요쿨살론이 잘 정돈된 모습이라면 이 곳은 정말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날 것의 느낌 그대로랄까.

그리고 떠다니는 빙하 라군이 요쿨살론에 비해 다가가기 부담 없는 크기다. 호숫가에 가서 하나 집어 들어본다. 수 천 수 만 년짜리 얼음이 내 손에 잡혀버렸다. 묘한 기분이 든다. 수심이 얕아서 요쿨살론처럼 뭔가 맑은 물은 아니고 약간은 흙탕물이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요쿨살론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호숫가에 반영된 하늘과 맞은편의 빙하

길쭉한 서양 여인이 멋진 풍경과 어우러져있다. 뭔가 요쿨살론에서 보던 얼음덩어리랑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다. 개인적으로.. 요쿨살론보다는 프얄살론에서의 기억이 더 좋다. 요쿨살론과 같은 거대한 풍경은 없지만 뭔가 더 친근하고 가볍게 그리고 가깝게 빙하 라군을 경험했기 때문. 다시 아이슬란드에 온다면 난 차라리 요쿨살론보다는 프얄살론을 한 번 더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