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iny Sep 30. 2016

살아숨쉬는 지구를 목격하라, 게이시르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일주

작가의 말


어릴적 아버지가 즐겨보시던 프로그램 중 "지구탐험 신비의 세계"가 있었죠.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고 계시는지 모를 손범수 아나운서의 맛깔스런 진행과 동물 친구들의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졌던 재미있던 tv 프로였는데, 이 프로가 인상깊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시작할 때 나오는 음악이었습니다. "지구우는~숨을 쉰다아~" 여전히 귓가를 생생히 멤도는 이 단어만큼 오늘의 여행지를 잘 표현하는 구절도 없을 것 같네요. 만약 이 노래를 기억하신다면, 당신은 30대 이상?!! 골든서클을 넘어 아이슬란드를 통틀어서 가장 신기한 체험을 했던 곳, 게이시르를 소개합니다.



싱벨리르 국립공원에서 아이슬란드 워밍업을 하고 드디어 아이슬란드 관광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게이시르에 도착했다. 싱벨리르 국립공원에서 게이시르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1시간이라면 꽤나 멀어보이지만..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이정도는 그냥 평균..섬나라이긴 하지만 무지하게 큰 섬나라이기 때문에 여행지와 여행지 사이의 거리가 꽤나 멀다.


주차장 바로 앞을 작은 개울이 하나 지나가는데 뭔가 연기가 자욱하게 나는 것이 제대로 왔구나 싶었다. 사진이나 영상에서만 보던 신기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입구부터 내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특별한 표지판이 없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망설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보니 저 멀리 땅바닥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르는게 보인다. 간헐천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Geyser가 아이슬란드어인 Geysi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평범하게 생긴 대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간헐천은 the great geysir와 strokkur이라고 한다. the great geysir는 13세기 화산폭발로 생긴 것으로 물기둥이 무려 6~80미터에 이르렀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 꽤나 놀랐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거의 물기둥을 뿜어내지않는다고..



대신 근처에 있는 strokkur가 활발하게 활동중이라고 하니 실망은 금물! 물기둥이 대략 1~30미터 정도로 앞선 게이시르에 비해 낮긴 하지만 5~10분 간격으로 터진다 하니 좋지 아니할 수 없다! 게이시르 근처에는 호텔도 있어서 1박을 하기도 괜찮을 것 같았다.


솟구치는 물기둥이 멀리서도 확연히 보인다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 걸어본다. 사진 앞에서 보이는 개울가는 계속 따뜻했고 저 멀리 땅에서는 계속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유황냄새?로 가득찼고 사우나 혹은 증기탕에 들어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조금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땅에서 김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물 구덩이가 있고 그 물 표면에서 김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물이 얼마나 뜨거우면..


작은 간헐천. 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다.


입구에서 한 5분 정도 걷고있노라니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높은 물구덩이와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은게 멀리서 보였다! 그 유명한 간헐천을 직접 눈으로 보는건가?!! 라는 떨림이 두근두근//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게이시르편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기 때문에 그곳에 실제로 간다는게 정말 신기한 일이다.



사람들 행렬을 따라가다보니 바로 이 지점에 모여들었다. 위 사진에서 물기둥이 높이 솟구친 곳이다. 옆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면 웅덩이 직경이 대충 짐작이 갈 수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웅덩이가 뚤려있고 그 위를 얕은 물이 덮고 있다. 언제 또 물기둥이 솟구칠까 기다리던 찰나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하늘높이 솟구친다.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은 물벼락을 맞으면서도 즐거워했고, 뜨거운 물이 남기고 간 수증기에 휩싸인 사람들은 특유의 유황 냄새에 얼굴을 즐겁게 찡그리며 도망간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고요해진 게이시르..



너무나도 신기해서 몇 번이고 물이 솟구치는 장면을 계속 보다보니 솟구치는 징조?가 눈에 띄는데 물이 꿀렁꿀렁하면 가스가 차오르는 것이고 곧이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물기둥이 치솟는다. 그래서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장면부터 찍을 수 있게되었다. 


그냥, 정말 그냥 신기했다. 평범한 물 웅덩이인데, 갑자기 굉음과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하늘 높이 솟구친다? 이건 정말 영화나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얘기인데, 실제로 눈 앞에서 벌어지다니..


곳곳에 널려있는 뜨거운 물웅덩이


몇 번이고 솟구치는 간헐천을 보고 대충 만족이 되자 비로소 주변을 좀 둘러볼 수 있었다. 솟구치지는 않지만 이렇게 투명하리만치 맑은 물이 고여있는 간헐천도 있었다. 사진 상으로 보기에 물이 고여있는지 아닌지 모를정도로 투명도를 자랑 저기 저 구덩이는 도대체 그 깊이를 알 수 없을만큼 깊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색이 파란 천이 하나 또 있었다. 이렇게나 가까이 붙어있는데 한 곳은 무척이나 투명했고

다른 한 곳은 물감을 뿌려놓은듯 새파랬다.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게이시르 주변 풍경. 넓디 넓은 대지가 펼쳐진다. 군데군데 축축하게 젖은 땅이 있고 여기저기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멀리 떨어져있지만 펑~소리가 작게 들려 고개를 돌려보면 여지없이 하늘 높이 물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간헐천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언제터질지 모르니 속절없이 그냥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유황냄새!! 계란 썪은냄새!!


물기둥이 치솟고 난 뒤 거대한 연기가 주변을 자욱하게 뒤덮는다 굉장히 쾌쾌..한 별로 좋지 않은 향이 난다. 일부러 수증이에 뛰어드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이내 후회하고 켈록거리며 빠져나오기 일수다. 연기는 쾌쾌하며 한편으로는 따뜻하고 뜨겁고 축축하다. 



물기둥이 솟구칠때 바로 앞에서 위를 올려다본 모습 꽤나 높이까지 올라간다. 순수한 호기심에 물기둥이 치솟는 웅덩이에 들어가고 싶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 같은 호기심을 갖고 저 속을 들여다보고 탐구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누군가 그랬다. 아이슬란드는 지구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눈으로 보니 더욱 그랬다. 강산이 변하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10년이나 걸리지만 아이슬란드에서는 10초면 살아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하늘 높이 물을 뿜어대고 뜨거운 수증기를 뻗어대며..



지구의 신비를 체험한 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 때가 대략 오후 6시. 전혀..해는 저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에 있던 기념관에 잠깐 들렀다. 한쪽에는 식당으로 보이는 공간도 있다. 그리고 반대편엔 기념품 가게가 있다. 규모가 꽤나 커서 잘만 돌아다니면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득템 가능하다.



아이슬란드에가면 누구나 한번쯤 살까말까 고민하는 아이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 해야할까. 아이슬란드의 맑은 공기를 담은 캔이다 ㅋㅋ 아이슬란드를 상징하는 새인 퍼핀. 이번 여행에서 퍼핀을 만날수 있을까 기대 많이했다. 그리고 퍼핀을 만나기 위한 여정도 두 번이나 떠났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떤 SNS에서도 쉽게 보지 못할 풍경을 담고야 말았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 )



입구로 다시 와보니 식당이 맞았다. 가벼운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다. 굉장히 맛있어보였던 아이스크림들 젤라또는 사랑입니다. 이렇게 게이시르에서 신기한 체험을 한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굴포스로 향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의 광대함과 경이로움을 목격한다.

다시 한 번, 아이슬란드!!


: )



words by lainy

http://lainydays.tistory.com



매거진의 이전글 웅장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