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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Oct 06. 2019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홍콩 야경, 여기는 놓치지 말자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너무나도 유명한 멜로디와 가사의 이 노래는 '홍콩 아가씨'라는 제목으로, 1940~50년대를 대표하는 원로가수 금사향 님이 부르셨다. 피란시절 부산에 설립된 도미노 레코드사를 통해 1954년에 취입했다 하니 반 백 년이 훨씬 넘은 곡인 셈이다. (참고로 금사향 님은 작년에 별세하셨다..)


하늘 아래 별들이 소곤대는 곳은 천지에 널렸을 텐데 왜 하필 홍콩이었을까? 50년대 홍콩의 밤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잠시 떠올려본다. 


며칠 전, '아시아 최고의 야경 상하이'라는 글을 썼다. 아시아 최고의 야경을 품을 도시 자리를 두고 이제 홍콩에서 상하이로 그 축이 넘어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썼는데 생각난 김에 디펜딩 챔피언, 전통의 강자 홍콩의 야경 스폿도 정리해본다. 


홍콩 최고의 별들이 모인 곳, 센트럴


사실 달리 더 이상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싶다. 홍콩 야경의 시작이자 아시아 최고의 야경을 자랑하는 곳, 센트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마천루들이 빼곡하게 모여 밤만 되면 하늘 아래 수많은 별들을 반짝이는 곳. 덕분에 매일 밤 8시가 되면 약 15분간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볼 수 있는 곳


적어놓기는 센트럴이라 했지만 사실 침사추이에서 맞은편을 바라볼 때 넓게 펼쳐진 시야에는 좌측부터 코즈웨이 베이, 완자이, 센트럴, 성완 지구에 이르기까지 넓은 곳에 펼쳐진 각양각색 빌딩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란하고 화려한 야경에 넋을 놓고 보기 일수다.



세 번이나 방문한 홍콩이지만 갈 때마다 들르는 곳이 침사추이 광장이며 그 이유는 단 하나, 맞은편 홍콩섬 쪽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다. 사실 한 두 번 봤을 때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신기하고 재밌었으나 자꾸 보다 보니 그냥 좀 유치하거나 정신 산만한 라이트 쇼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때로는 현란한 쇼 없이 그냥 조용히 반짝이는 인공의 별들을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냥 정말 그냥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자연풍경을 보는 것 못지않게 인간이 만들어놓은 자본주의 끝판왕 야경을 보는 기분이랄까. 볼 때마다 화려하고 웅장하고 거대하다. 잠들지 않는 도시 홍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야경. 



어딘가에 살면 그 어딘가의 풍경이 아쉽지 않은 이유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손쉽게 와서 볼 수 있기 때문 아닐까? 만약 내가 서울이 아닌 런던에 살고 있고 런던에서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와서 서울 여행을 왔다면 내가 매일 마주하는 이런 일상들이 매우 특별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 번째 와서 마주하는 이 화려한 풍경들도 내가 만약 홍콩에 산다면 일상 속 풍경이 되어 전혀 특별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걸까..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와 권룽 공중 부두


센트럴의 멋진 야경은 아이러니하게도 센트럴에서 볼 수가 없다. 맞은편 침사추이 쪽에서 봐야 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스타의 거리나 권룽 공중 부두에서 본다. 스타의 거리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거리 마냥 한 때 아시아 영화강국이었던 홍콩의 위세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바닷가를 따라 길이 나있으며 맞은편 센트러를 조망하기 딱 좋은 곳이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나 휴일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특히나 밤만 되면 센트럴의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권룽 공중 부두 역시 센트럴의 야경을 보기 좋은 곳이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즐기고자 한다면 2층으로 올라가 보자. 이 곳 역시 사람들로 붐비긴 하지만 주말이 되면 거리 공연도 종종 펼쳐져 휴일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공중 부두 옆에는 아쿠아루나 선착장도 있다. 


아쿠아루나는 배 자체가 생김새가 예쁘고 조명으로 잘 꾸며놓아 침사추이와 센트럴 사이를 오갈 때 그 자체로 훌륭한 야경이 되어준다. 기회가 되면 아쿠아루나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서 양쪽의 야경을 보고 싶다. 



어딜 가든 높은 곳, 빅토리아 피크


홍콩의 야경사진 중 50% 이상은 바로 이곳에서 찍은 것 같다. 빅토리아 피크는 센트럴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대략 550m에 달하는데 홍콩 섬에 가장 높다. 빅토리아 피크  정상에는 홍콩의 전경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피크타워가 있다. 



높이 550m에 달하는 산에 어떻게 올라가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선택하는 건 바로 피크트램이다. 정상까지 단번에 많은 사람들을 실어 올리는데 마치 스위스 산악열차 마냥 가파른 경사길을 영차영차 하면서 올라간다. 



트램을 타고 올라가면 처음에는 양 옆으로 경사진 건물에 풍경이 가려 안 보이지만 어느 순간 홍콩의 푸른 야경이 탁 트이게 보이는 순간이면 트램 안에 있던 모두가 탄성을 내지른다. 



트램을 타고 정상에 도착하면 양 팔을 넓게 벌린 거대한 건물과 마주한다. 바로 피크타워다. 타워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뿐 아니라 그 밑으로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 등 즐길만한 요소가 다양하다. 


피크에서 내려와서 조금 아래쪽으로 걷다 보면 정자 같은 곳이 또 나온다. 뤼가드 로드라 불리는 이 곳은 피크타워처럼 제일 높은 곳에 있지는 않지만 복잡한 인파를 피해 고즈넉한 분위기의 야경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하늘에 닿다, 스카이 100


조금 색다른 야경을 원한다면 구룡에 있는 ICC 건물 100층에 위치한 스카이 100에 가보자. 홍콩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ICC 100층에 위치한 전망대로 센트럴의 야경뿐 아니라 구룡반도의 야경까지 쉬이 보기 힘든 높이와 각도에서 즐길 수 있다. 



스카이 100 전망대에 오르면 커다란 통유리가 전망대 전체를 감싸고 있어 시원시원한 view를 선사한다. 그리고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홍콩의 보석, 마천루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센트럴의 야경도 침사추이 쪽의 야경도, 심지어 성완과 완차이 쪽 야경도 아찔한 높이에서 한 번에 바라볼 수 있다. 



360도로 전망대가 설계된 덕분에 센트럴과 침사추이 등 대표적인 야경을 볼 수도 있지만 반대편으로 가면 홍콩 주거지역의 평범? 하고 소박? 한 야경도 볼 수 있다.



전망대는 내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마도 가격이 비싼 탓일까. 그래서 그런지 정말 쾌적하다. Bar 앞에 있는 의자가 제일 편하고 야경을 보기도 좋지만 음료를 구입해야만 앉을 수 있다. (아, 자본주의)



비싼 돈을 지불하고 올라온 만큼 전망대의 다른 시설들도 천천히 즐겨보자. 간단한 음료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BAR도 있고 기념품을 살 수도 있으며 꼭 돈을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어도 주변에 편히 앉아서 홍콩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의자도 많다. 


홍콩이 익숙한 분들에게는 새로울 것 없지만 홍콩을 처음 가시는 분들이라면 꼭 밤마다 찾아가시길!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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