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란시스 하(2014)'
F: 우리 이야기해 줘.
S: 좋아, 프란시스. 우린 세계를 접수할 거야.
F: 너는 출판계에서 먹어주는 거물이 되고.
S: 넌 완전 유명한 현대무용수가 되고. 난 너에 대한 비싼 책을 낼 거야.
F: 우리가 씹던 걔들도 관상용으로 한 권씩 사겠지.
S: 그리고 같이 파리에 별장을 사는 거야. 애인도 만들고, 애는 안 낳고,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도 하고, 명예 학위도 받고.
넌 그를 사랑하지 않잖아. … 난 네가 울 때 옆에서 위로해주고, 네가 마시는 우유랑 약 숨기는 곳도 알아.
날 3시간짜리 브런치 친구 취급하지 마! … 갈라파고스 잘 다녀와. 나도 휴가 갈 거야. 이메일도 자동답장
설정할 거고, 음성 메시지도 자동응답으로 둘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난 휴가 중이야. 돌아오면 연락할게.
- 약혼한단 소피와 다툰 후, 친구와 피앙세를 두고 먼저 자리를 뜨면서. 그래도 아예 관계를 끊겠다곤 못 한다.
제가 원하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건데, 그래서 제가 아직 싱글인 것 같기도 하고, 설명하긴 힘든데... 어떤 거냐면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땐 서로의 호감을 쉽게 눈치채잖아요. 하지만 파티에서 각자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있고 웃고 있는 상황에 눈을 돌리다가 서로에게 시선이 멈추는 거예요.
불순한 의도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이번 생에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서(because that is your person in this life)."
언젠가 끝날 인생이라 재밌고 슬프기도 하지만 거기엔 비밀스런 세계가 존재하고 있어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만 아는 세계. 쉽게 말해서 우리 주변에 수많은 차원이 존재하는데, 우린 그걸 느낄 능력이 없다잖아요. 그게 누군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거예요. 인생에서도 그렇고, 사랑에서도.
- 그녀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술김에 진심을 말하며.
낸시 자리 관심 있니? / 사무실 직원 낸시요? 아니요, 관심 없어요. / 무용 계속할 생각 없을 것 같아서. 평생 견습 생활만 하긴 싫잖아. / 싫죠. / 자립할 생각도 슬슬 해야지. / 어떻게요? / 네 작품으로. 난 네 안무 좋아해. 애들 안무도 좋고. / 정말요? / 낸시 자리 진지하게 생각해 봐. 큰돈은 아니지만 생활할 정도는 돼. /
왜 그래야 하는데요? / 그냥 생계수단이지. 안무를 하든 어쩌든 그건 차차 고민하고. / 쉬운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 아니, 쉽진 않지. 하지만 여기서 일하면 스튜디오도 쓸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