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20대를 보내며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by 남듄

나는 그리 개성 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한 번쯤 한 고민을 나도 하고 있고, 또 내가 한번쯤 한 고민을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을 것이다.


몇 달 뒤 4월이면 나는 30살이 된다. 내 20대를 되돌아보면 인생 별 거 없구나 싶기도 하면서도, 인생 참 신기하다 생각이 든다.


나는 자신 있게 “제 인생도 나쁘지 않아요.”라고 말하기 머쓱한 인생을 살고 있다. 나는 10대 때 꿈꿨던 꿈을 이루지 못했고, 20대 초반에 꿈꿨던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하다. 곧 30대 인데도 아직도 진로고민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는 더욱 모르겠다.


지금 일이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인 이후, 몇 달 동안 ‘목표를 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게는 꿈이나 인생 목표라는 게 없다. 미디어에서 꿈, 삶의 목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길래 목표라는 게 없으면 불행해질 줄 알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서 놀랍다.


내 일상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지만 전혀 불행하지 않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사람에게는 꿈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그런 거 없어도 행복하다니. 인생 이게 뭔가 싶다. 허무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곧 나의 20대가 끝난다. 느끼는 건 거의 없고 마지막까지 고민만 하다 끝난 건 아닌가 싶다. 고민도 미디어에서 남이 준 고민만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내 시간도 다른 사람의 것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을까 걱정스럽다. 내년부터는 많은 것을 보고 읽으며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작은 고민도 스스로 정하는 인생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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