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모든 것이 레드오션인 시대. 이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쿄의 랜드마크인 시부야 스크램블. 그곳에 눈에 띄는 간판 두 개가 있다. 바로 스타벅스와 츠타야. 츠타야 서점이다. 바로 이 츠타야를 설립한 사람이 마스다 무네아키다.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쇠퇴하는 출판산업과 사라지는 서점계 사정이 일본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츠타야는 어떻게 서점으로 살아남아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바로 기획력에 있다. 그리고 기획력은 고객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객이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자신에게 얼마나 쾌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p.13
고객은 상품이 자신에게 얼마나 쾌적한 것인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한다. 얼마나 기업과 고객이 '쾌적함'을 공유할 수 있는지가 요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필수다. 이렇게 공유된 쾌적함의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작업이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기획을 세우려면 자유로워져야 한다. -p.27
창조성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자유가 필요하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유에 대한 개념을 중요하게 설명한다. 요약하면 자유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의 의무가 함께하지 않으면 그것은 방종에 불과하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의 의무도 함께 지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자유와 그 자유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진정한 창조적 기획이 있을 수 있다. 요약하면 기획자는 책임감을 가지고 제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제안이 가져올 삶의 변화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삼품의 디자인은 결코 덤에 비유할 수 없는 요소로서 본질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본질적 가치다. -p.43
마스다 무네아키는 디자이너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 활동의 본질은 가치 창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저자가 말하는 대상이 기업에 한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을 개개인으로 바꿔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시대에는 개인 역시 가치를 창조하는 의미로서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디자인은 부가적 가치가 아니라 본질적 가치다.
'디자인'은 결국 '제안'과 같은 말이다. -p.50
소비 사회의 '퍼스트 스테이지'는 물건이 부족한 시대다. '세컨드 스테이지' 용도만 갖춘 상품이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시대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서드 스테이지 third stage' 시대다. 이 시대에는 단순한 기능 설명을 넘어서는 어떻게 생활에서 쓰일 것인지에 대한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넘치는 정보와 상품들의 바다에서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다. 상품을 대신 찾아주고 선택해주고 제안해주는 바로 그 능력이다.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은 결국 제안이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이 츠타야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상품의 품목에 따른 구성이 아닌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제안을 하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이란 무형의 것에 가깝다. 이것을 찾아내 눈에 보이는 상품으로 제안하는 모든 과정은 지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적 활동이 쌓이고 쌓여 하나의 자본으로써 축적되면 강력한 자산이 된다. 유형의 자산은 사라지거나 복제하기 쉽다. 그러나 무형의 자산은 사라지지 않으며 따라하기도 쉽지 않다. 이것이 곧 책의 제목이기도 한 '지적 자본'인 것이다.
폴랫폼이 넘쳐 나는 서드 스테이지에서 사람들은 '제안'을 원한다. -p.67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기존의 방식이 아닌 변혁을 제안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제안도 아니고 기획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의 변혁을 유도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지금 시대가 레드오션인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상품이 넘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즉 상품을 선택하는 플랫폼이 남아도는 '서드 스테이지'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선적으로 플랫폼을 개혁해야 한다. 플랫폼이 넘쳐 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제안을 원한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소음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그것을 방치해 둘 수 없다 -p.80
그렇다면 어떤 게 제안이라는 것인가. 먼저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찾고 파악해야 한다. 제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점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은 책이 담고 있는 주제이지 그 책의 분류가 아니라는 것에 답이 있다. 만약 내가 일본 도쿄여행을 가기 전에 서점을 찾는다면, 어느 코너를 찾아가야 할까? 여행? 미술? 에세이? 이것이 지금 서점이 가지고 있는 문제다. 나는 일본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고, 일본을 주제로 한 가이드나 소설, 여행기, 건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을 보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서점에서는 이 책들을 모두 일본이라는 주제가 아닌 각 장르에 따라 서점 이곳저곳에 흩어 놓는다. 츠타야는 바로 이 부분에서 유통 판매자의 입장이 아닌 고객 입장에서 서점의 공간을 재구성했다. 이것이 마스다 무네아키가 말하는 플랫폼 개혁이었다. 이러한 개혁은 기존의 개념 위에 세운 고도의 편집이기도 하다.
판매점이라기보다 잡지에 가깝다. 매력적인 특집 기사가 편집되어 있는 공간. -p.115~6
우리가 레도오션에서 벗어나려면 고객에게 정확한 제안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을 알아야 한다.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고객의 문제를 추론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고객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어야 자신의 지적 자본이 고객의 정보가 되고 곧 새로운 제안을 기획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무네아키는 말한다.
우리는 그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는가.
지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수량화할 수 없는 감각이야 말로 우리의 행복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왜 제안을 해야하는가? 바로 행복을 위해서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도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적 자본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