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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 Nov 19. 2021

결혼할 배우자를 고를 때 알아야 할 것

결혼을 할 때 알아야 할 것(1)

흔히들 소개팅을 해준다거나 해달라고 할 때 묻는 질문이 있다. 

"이상형이 뭐야?"

하지만, 나는 다른 걸 물어본다. 


네가 진짜 못 참는 거나 싫은 거 3가지만 말해봐


나는 소개팅을 해줄 때 이상형보다 네가 정말 싫어하는 것을 3가지 말해보라고 한다. 어느 이들은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을 말하거나, 장남이 아니던가. 학교를 4년제 나온다라던가, 연봉 대비 모아둔 돈이 없는 사람은 싫다던가. 자신만의 기준들이 있다.  이 정말 참지 못하는 기준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열어놓고 만나보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소개팅을 주선할 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차 소유의 여부, 집의 형태, 부모님의 직장 여부 등등 꼼꼼하게 다 알아보고 나서야 소개를 해준다. 


나는 이것을 가치관의 차이라고 말한다. 


내가 대충 사람을 소개하거나, 내 친구가 꼼꼼하게 사람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람을 편견 없이 만나보았으면 하는 것이고, 내 친구는 만나고 보니 걸리는 점이 없기를 미리 갈음해보고 소개를 해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20대 이후 누군가를 소개해준 적이 없고, 내 친구는 30대가 훌쩍 넘어서도 소개팅을 주선하고 있는 것을 보면, 30대 후반이 될수록 알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나는 결혼할 배우자를 고를 때 있어서 가치관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가치관 = 우선순위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 가에 따라 가치관으로 이어진다. 

자신에게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와닿는데, 그것이 수입원에 있는지, 직업에 있는지, 재산에 있는지, 생각관에 있는지, 생활력에 있는지, 모두가 각자 다르다. 모두가 서로 다른 가치관에 최우 선점을 둔다고 해서 그것이 나쁘다고 욕할 수 없다. 


누군가는 돈이 좀 없어도 같이 살 수 있고, 

누군가는 결혼은 결국 돈 때문에 싸운다고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집안일을 함께 하지 않는 것에 실망하고 

누군가는 본인의 할 도리와 가족으로서의 도리에 비중을 두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우선순위에 오른 것들에서 밀려난 나머지 것들의 하향선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흡연' 문제를 예로 든다면, 비흡연자만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을것이다. 반면 나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있다면, 흡연은 싫지만, 내 앞에서만 피지 않는 사람이면 괜찮다. 라던지, 혹은 술 먹을때만 피는건 괜찮다. 혹은 끊는중이다. 라는 상태는 괜찮다 라던지. 자신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의 하향선을 정해주어야한다. 


나는 담배 피는 사람은 싫어. 라면, 비 흡연자를 만나는 것이 맞다. 


이상형보다 비호형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이상형이 딱히 없었지만 꼽아보라면 "착한 남자"였다. 천성이 착한 남자들을 나는 좋아했다. 아마 내가 못된 걸 수도 있고, 착해빠진 남자들보다는 그냥 천성이 순한 남자들을 좋아했다. 아마도 아빠의 영향이기도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창 '나쁜 남자'가 유행을 했다. 하지만 나는 순하디 순한 남자들만 만났다. 


나는 사람들과 싸움을 하지 않는 편이었다. 남편과 연애할 때 남편이 착하지 않아서 싸웠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 최고 못된 남자 였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건 엄청난 '고집쟁이'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나도 고집쟁이라서 고집쟁이 둘이 만나 엄청나게 많이 싸웠던 것이다. 


이별의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나 결혼을 할 때 나는 남편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순둥이'를 발견했다. 지나고 나서야 안 것인데 고집쟁이와 순둥이는 다른 카테고리였다. 남편은 자신의 생각의 주관이 뚜렷했고,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설득되지 않으면 실행하지 않았다. 


나는 고집 있는 남자는 참아도 착하지 않은 남자는 못 참았다. 나는 순하지 않은 사람이 비 호형이었다. 


딸은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난다던데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은 다 순둥이였다. 싸울 일도 적었고 싸운 적도 잘 없고, 금방 잘 풀렸다. 반대로 말하자면, 순둥이들을 만나 내가 하자는 대로 다 따라주었거나 내가 그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주었다는 말이다. 그 고집부리는 면이 겹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결혼한 남자는 다정하고 상냥하고 스위트 했지만, 고집이 셌다. 

최 씨 고집에 곱슬머리 고집까지 더해졌다. 공대생에 대학원까지 해서 사고 논리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은 시행하지 않았다. 바야흐로 그런 남자와 한고 집하는 주도적인 내가 만나 집은 고집쟁이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반대로 아들들은 엄마 같은 여자를 만난다던데, 말 그대로 남편은 나의 생활력이 강한 모습이 어머님과 닮아서 좋았다고 했다. 


어른들이 가정환경이 비슷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있다. 

사실, 이혼가정에서 자랐다고 자녀들이 이혼하는 것이 아니고, 속도위반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고 자녀들도 그런 것은 아니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부모님들을 두었다고 자녀들이 꼭 나이 차이 많은 사람과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고 자란 환경에 따라 거부감이 더 적을 수도 있고 익숙할 수도 있다. 반대로 보고 자란 환경에 없는 요소여서 저항이나 거부감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결혼할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의 가정환경을 잘 따져봐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을 보자 


누구에게나 감정이 넘치는 선이 있다. 내가 못 참는 영역, 혹은 내가 참을 만큼 참을 수 있는 영역에서 선이 있다. 갈등이 없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싸움이나 갈등이 생기면 잠수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또는 자신이 잘못한 일이어도 "미안해"라는 말을 안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갈등은 지금 당장이라도 생길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이 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나오는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 


사회생활에서의 만남에서 나와 갈등 해결 방식이 맞지 않는 사람과 안 보고 살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 같이 붙어 있어야 한다.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이 달라도 같이 살 수는 있지만, 갈등 해결 방식이 맞지 않는 것은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결혼을 해도 유지하기 힘들다. 


나는 친구들에게 결혼하기 전에 꼭 싸워보라고 한다. 꼭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갈등이 생기거나 위기가 생겼을 때 이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돌변했다는 사람은 없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사실은 본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그제야 발톱을 드러낸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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