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La Feb 10. 2022

회사에 난생처음으로 90년대생이 입사했다

처음 90년대생을 뽑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 

90년대생이 온다! MZ세대는 다르다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90년 대생들만이 지원을 했다. 그중의 한 명이 최종 합격하였고, 우리 팀으로 배치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는 90년대생이 입사를 한 전적이 없다. 

처음 90년대생, 20대가 회사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신문에서 광고처럼 뿌려대는 문구들로 팀장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회사의 전체적인 연령대가 많이 높았다. 나도 제일 어린 건 아니었지만, 내가 그래도 젊은 나이 축에 속해있다 보니, 평균적인 연령이 너무 높았다. 30대도 많이 찾아볼 수 없었다. 


팀장의 머릿속의 90년대생은 신문과 방송에서 떠들어대는 이미지였다. 


'예전과 달리 90년생들은 할 말을 그대로 다 하는 타입이며, 개인의 희생과 조직에 속함보다 개인의 행복을 더 추구하는 세대이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야기는 상상을 더해줄 뿐이었다. 


전 인사팀장이었던 팀장의 머릿속에는 모든 것의 가능성을 예측 분석하려고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혹여는 심각한 편파 주의, 혹은 차별 혐오주의여서 남모르게 회사 이미지에 차별적 메시지를 넣어 파문이 일었던 대기업의 사태를 예로 들며,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유롭고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해주던 팀장은 꼰대로 진화했다


'머리가 짧은 것 같아서 의문스럽다'

'면접에 치마를 입고 오지 않아서 의문스럽다' 

'퇴근 전에 누군가 일을 주면 어떻겠냐고 면접에서 질문했을 때, 남아서 야근을 해서 하겠다고 대답해서 의문스럽다' 


모든 것이 의문스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확실치 않은 의문점은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는 듯했다. 의심의 눈초리를 하며 지켜보겠다고 한 팀장의 포지션과 자세는 90년대생을 처음 맞이 하는 회사의 입장과도 같았다. 


꼰대에게 90년대생이란? 


지금의 회사는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감성이 존재했다. 고지식하고, 올드하면서 조금은 강압적인 딱딱한 분위기의 회사였다. 인사를 안 한다고 옥상으로 불려 가거나, 여자는 치마를 입고 출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질을 받거나 하는 등의 옛날식의 꼰대 지적질이 많은 곳이었다. 회식을 하면, 신입에게 건배사를 시키고, 여직원에게 노래를 시키는 곳이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한 면모들도 있다)


요즘은, 바이섹슈얼 한 것이 유행이라던데, 아직 이 회사는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다. 그리고 팀장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다. 


그렇게 '90년대생에게 하면 안 되는 말'과 같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들을 보고, 소위 '요즘애들'에게 하면 안 되는 질문, 하면 안 되는 말들을 돌려보면서 회사 내에서도 새 직원을 맞을 만반의 준비태세를 하고 있었다. 


그중의 90년대생 동생이 있는 몇몇 30대 직원들은 다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관리자 세대들은 그저 90년 대생들이 무섭고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다가왔다. 


그렇게 걱정을 하던, 90년대생이 드디어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여자인데 머리를 길게 기르지 않는 것이, 면접에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오는 것이 의문인 신입사원이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30분이나 일찍. 매일.

첫날부터 매일 같이 90년대생인 그녀는 30분이나 일찍 회사에 출근했다. 2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팀장은 그런 면모가 마음에 들었다. 사수도 그 점을 마음에 들어 했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 덕인지, 일을 할 때는 밥을 잘 안 먹는다면서 점심을 잘 먹지 않았다. 않았다고 해야 할지 못 먹는다라고 해야 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는 항상 같이 앉아있었다. 


요즘 애들을 맞이하는 회사의 자세 


그렇게 팀장의 걱정과 우려와는 달리 90년생 신입사원이 들어온 후에도 크게 바뀐 점은 없었다. 며칠 만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독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지켜보겠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던 팀장도 경계를 풀기 시작했고, 서로에 대한 적응도 해나 가기 시작했다. (아니면 아직 이빨을 드러내지 않은 것 뿐일까?)


사실상, 첫 직장인 신입에게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을 미디어에서 만들어내는 이미지로만 생각해 낸 것은 아닐까.  


따지고 보면 늘, 전세대에게 

"요즘 애들은~"

"말세야 말세"

라는 말을 듣는 건 어느 세대나 마찬가지인 것은 아닐까. 


그냥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한 세대들이 나타나는 것인데 그 새로움을 기성세대들이 견제하는 것은 아닐까. 


90년대생도 신입사원일 뿐이고, 회사 상사들은 어렵고 낯선 회사가 적응되기 힘들 뿐인데. 

그들도 사람이고 모두가 그렇듯 처음엔 요령이 부족할 뿐.  


"요즘애들은 뭐가 유행이에요?" 


그런 그녀에게 모두가 하는 말에 동조하여 물어보는 말을 따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나도 꼰대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90년 대생들도 직장인이 되고 있고, 사회에 발을 내딛고 이제 직장인의 길을 가고 있으며, 유행을 선도하는 진짜 주류는 2000년대생이 되었다. 


이제는 2000년대생이 몰려온다. 


작가의 이전글 남편의 씽씽이를 중고장터에 팔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