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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 Jul 12. 2021

할줄 아는게 없지만 다른 일 하고 싶어요

직종을 바꿔서 이직을 해야할 때

내가 다니던 도서관에는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사서공무원이 3명있었다. 팀장과 2명의 사서들이었다. 한명은 행정과 서류 업무를 담당하며, 사무실에서 지냈다. 이번에 나를 사무실로 부른 사서 공무원이었다. 


다른 사서분은 10급 사서서기로 함께 안내데스크에 앉아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시민들과 마주하지는 않았다. 안내데스크의 유일한 컴퓨터는 그녀의 자리였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기능직이었다. 원예직이나 심지어 우정국직과 사무보조직등이 있었다. 


그녀는 정규 시험을 보고 9급부터 시작하는 사서공무원과는 또 다른 괴리감이 있었고, 그렇다고 사서보조라고 하기에는 공무원이기에 거리감이 있었다. (현재는 10급 사서서기가 없어진 것으로 안다)


이용객들과 마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서보조와 알바 그리고 간혹가다 있는 자원봉사자들이었다. 


그렇게, 전쟁을 벌리고 있는 일상이 지속되던 어느 날 담당 주무관이 나를 사무실 안으로 은밀하게 불렀다. 그곳은 정규직 공무원들만의 공간이었다.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씨, 알다싶이 연속으로 2년을 근무하면 정규직전환이 되어야해요. 그런데, 도서관이 공무원 시험을 쳐서 오는 곳이라 이렇게 정규직 전환이 좀 어려워요. 그래서 한달 쉬고 다시 오면 어떨까 싶은데. 어때요?"


"그렇게 다시 오면 2년을 다 채우기 전에 다들 나가시나요?"

"보통 그렇더라고요. 쌤도 사이버대학으로 이수하고 시험 준비 해봐요. 잘 할 것 같아요" 


다른 사서보조일을 하고 계신분들은 3년의 도서관 근무를 하여서 근속연수를 쌓아 사서 공무원 시험을 칠것이라고들 했다. 대부분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거나, 인터넷으로 학점이수를 병행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다니던 도서관에서 2년을 약간 채우지 못하고 다른 도서관에 다시 취직을 해서 다시 1년을 조금 넘게 채우면 그제서야 사서 공무원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졌다. 그러면서 학점 이수도 해야한다. 나는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게 아니기때문이다. 


그런데 같이 일을 하던 나보다 나이가 많은 문헌정보학과 졸업한 쌤이 나에게 말했다. 


"근데, 쌤 사서 공무원을 1명도 잘 안뽑아. 특히 이 지역은. 아마 공무원 시험 행정으로 치는게 더 빠를지도 몰라. 전국의 문헌정보학과가 얼마나 많은지 알지?" 


그녀의 나이는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었다. 


혹시, 그녀가 나의 미래인가? 하는 생각이 들자, 

또 다시 머릿속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던 와중에 공무원 10급이 사라졌다. 형평성 논란에 서있었기때문이었다. 기능직과 행적직과의 승진문제와 연봉 문제가 항상 문제가 되었다. (아직도 승진적인면에서 행정직이 더 유리한것 같다)


나는 그렇게, 2년을 다 채우지 못한 반강제적 퇴사와 함께 다른 도서관으로 취직 하지 못한채, 다른 직종으로의 이직을 알아보고 있었다. 


일했던 도서관에 뻔히 다시 공부를 하러 가기가 민망해서 조금 더 먼곳에 있는 도서관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되었다. 


6평의 분리형 북향 원룸에서 한뼘되는 나무틀 창문이 전부인 방에서 이력서를 쓰고 지원하고, 면접보고 탈락하고의 과정이 반복되었다. 광고쟁이가 되어볼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운영하는 코바코 광고 교육을 지원해서 합격해 교육을 듣게 되었다. 교육을 듣기 위해서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봐야하다니. 그래도 계속되는 광탈에 합격이라는 두글자가 너무 반가웠다. 


그래, 배우는게 남는거지. 

어떻게든 도움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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