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이지 않은 이곳
오늘도 건너편 감독관님 민원인이 소리를 지르면서 한바탕 휘젓고 문을 보란 듯이 세게 닫고 나가버렸다.
옆에 조사하시는 팀장님 앞에 있는 민원인은 이러한 소동에 꿈쩍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감독관이면 노동자 편에서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약자의 편에 서야 하는 거 아니냐는 그들의 말.
하지만 난 이곳 노동청에서,
약자라고 무조건 정당하지 않으며
강자라고 무조건 비겁하지 않다는 걸 배웠다.
감정싸움의 문제를 때론 들고 와서 마치 흥신소 직원처럼 우리를 이용하려 들고, (법 위반 여부가 없음에도) 자신의 뜻대로 돈을 받지 못하면 과장 불러달라, 지청장 불러달라 마치 국민의 특권을 과시하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모습에, 조금씩 지쳐간다.
하지만 나 빼고 연륜 있으신 다른 감독관님들은
이러한 소동들에도 그냥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나가신다. 마치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낯설다. 아직까지도 이러한 광경들이.
언젠간 나도 이런 소동들을 보며 무심히 지나갈 만큼 연륜이 쌓이겠지.
그러나 아직은 더 낯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