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헛한 마음이 든다는 것은 어떤 갈망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상실이란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닌 그 전에 어떤 것이 있었다는 증명처럼.
어떤 생의 갈망이 느껴진다.
잘 살아내고 싶다는 열망.
내가 내 자신으로 충만하고 싶다는 갈구.
불안 속에 나를 가두며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갈망을 나는 절실하게 느낀다.
누구도 기웃거리지 못하는 오로지 내 자신에 의해 인식되고 증명되는 것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첫 장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내가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이다.
생에 대한 한계와 열망이 느껴지는.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하는 글이다.
처음 이 구절을 만났을 때 나는 해방과 열의 그리고 환희에 감화됐다.
내 마음이 누군가에 의해, 그것도 헤르만 헤세를 통해 세상에 나온 듯한 해방감 그리고 그도 그랬다는 안도감. 타인을 통해, 특히 책을 통해 나는 점점 내 자신이 확장되고 분명하고 뚜렷해지는 기분이다. 내 자신의 만남 그리고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
생의 갈망을 책으로 채운다.
썩 좋고 재미있다.
환희와 희열으로의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