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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도란의 새벽다락 Mar 06. 2024

어떤 끄적임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하여 교사였던 시절까지- 거의 25년 가까이를 '3월=새시작'으로 살다 보니, 3월이라는 단어에 괜시리 마음이 몽글거립니다. 2월이면 아이들의 1년 마무리(종업),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하는 입학, 새 학기 준비 등으로 파워야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자동반사적 불안감이 듭니다. 3월이면 새로 만난 아이들, 학부모들과의 긍정적 라포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열렬히 애쓰던 내가 생각납니다. 마음속은 힘듦 가득한 종종걸음인데 세상 환히 웃으며 모두를 대하던 나. 교사를 그만두었으니, ‘이제 괜찮아. 그런 고통은 받지 않아.’ 내게 말합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법무법인에 근무하며 알게 되었는데, 법원도 인사이동이 2월 안에 마무리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사람들도 대부분 3월이면 마치 새 학년 새 학기처럼 다소 바빠진다고 합니다. 법무법인 역시 3월이 되면, 더 바빠집니다. 교사시절의 고통스러운 발버둥이 아닌, 기분 좋은 다짐으로 스스로를 다잡아봅니다.


-


입춘이니, 경칩이니... 절기상으로는 봄이 왔다는데 바람이 아직도 춥습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더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추위를 잘 타는 체질 탓에 더 시리게 느껴집니다. ‘으으 츄워-!' 하며 핫팩으로 몸을 데우고, 아직 놓지 못한 패딩을 여밉니다. 하긴, 돌이켜보면 3월은 늘 추웠던 것 같습니다. 추운 교실, 추운 거리, 추운 강의실. 하지만 매년 헛된 기대를 품습니다.

‘올해는 서둘러 따듯해지기를.'


덜 풀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봄옷을 장만합니다. 구석에 넣어둔 봄옷들도 꺼내봅니다.

'조만간 새롭게 드라이 맡겨야겠군.'

얼른 가볍고 예쁘게 입고 마음껏 봄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꽃샘추위도 곧 지나가고, 머지않아 진짜 봄이 오겠죠? 봄비가 몇 번 더 내리면, 꽃도 피고요.

피아노를 치며 봄 동요를 가르치던 마음으로 나의 봄을 반겨주고 싶어요.

봄을 재촉하며, 제가 유난히 좋아했던 봄 동요 하나를 소개해봅니다. 목청껏 노래 부르던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사실 얘들아, 선생님이 노래랑 춤 좋아해서 새 노래 배우는 시간 많이 넣었었어...^^ 노래, 율동 한 가득이었던 우리 반 하하하. 너희에게 흥과 끼를 잔뜩 심어준 것 같아^^ㅎㅎㅎ)


꽃씨  (김성균)

                                           

답답한 땅속은 싫어요

땅 위로 나가고 싶어요

따뜻한 햇빛이 비치면

나가 놀아도 되지요


캄캄한 땅속은 싫어요

땅 위로 나가고 싶어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면

나가 놀아도 되지요


세상은 너무나 좋아요

나비는 훨훨훨 날고요

지지배배 새들은 노래해

정말 세상은 좋아요


좋은 동화, 좋은 동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아이들 마음에 두고두고 피어날 예쁜 꽃씨를 심는 일.

음악을 좋아해  노래 배우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동화를 좋아해 자주 읽어주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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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어른들에게도 아동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여러모로 세상살이가 참 쉽지 않네요.

웅크린 마음으로 용기 내어 봄에게 속삭여봅니다.











“보고 싶어요. 기다리고 있어요.

그만 애태우고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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