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학부모 이야기

충격과 공포의 현장, 유치원교사로서의 기록 4th.

by 유도란의 새벽다락

1.

“우리 애가 다른 애들을 때리고 얼굴을 세게 할퀴었다니...

그렇게 한 우리 애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 애 마음 안아주셨어요?”


유난히 폭력적이었던 아이. 그냥 자기 기분이 나쁘면 이유 없이 앞에, 옆에 있는 친구를 때리고 할퀴었다.

물론 선생님에게도 그렇게 했다. 다른 친구들을 계속 다치게 하여 단호하게 지도를 하면, 그 아이는 선생님인 나에게도 자기 손톱이나 주먹, 손바닥, 그리고 딱딱한 장난감을 골라와 여기저기를 때렸다. 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아프고 다치는 것보다 화가 나고 속상한 것은, 죄 없는 다른 아이들의 피해였다. 휴우....... 온 힘이 다 빠진다. 그 아이들의 부모님이 보시면 얼마나 속상하실까. 또 이 이야기를 선생님은 죄인처럼 전달하겠지.


더 충격적이고 절망적이었던 것은, 가해를 한 아이의 부모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 애가 다른 애들을 때리고 얼굴을 세게 할퀴었다니...

그렇게 한 우리 애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 애 마음 안아주셨어요?”였다.

“죄송해요.”라는 말은 없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미안해하고 그 부모님께 죄송해하는 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과 마땅한 태도 아닌가. 저 이야기는 그 후에 해도 되는데. 다른 아이들의 상태를 걱정하고 미안해하는 말과 태도는 전혀 없었다.

오 로 지 자 기 자 식이 정말 그랬는지,

그리고 다른 아이들을 다치게 한 자기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안아주었는지만이 관심이었다.

그렇게 이기적이고 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어머님! 아버님!

댁 아이... 댁이랑 너무 똑같습니다 :)


아이는 부모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정말 많이 느꼈다.

아이가 바르고 착하고 사랑스러우면 어김없이 그 어머님도 너무 좋으시고 따듯함이 넘치시는 분이셨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2.

아이들은 자기가 잘못을 해서 선생님이 주의를 주면, 그게 기분이 나빠

집에서 “선생님이 날 때렸어, 선생님 무서워, 선생님이 나만 미워해. 나만 혼내.” 등의 거짓말로 표현할 때도 있다.

어떤 아이가, 자꾸 반 아이를 따돌리고, 또 다른 아이의 신체를 아프게 하는 등의 모습을 계속 보여 단호하게 지도를 했더니, 그 아이가 집에 가서 그런 식으로 나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그 엄마는 자기 자식 말만 믿고 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오해를 단단히 하고, 원장에게 직행하여 내 욕을 퍼붓고 난리를 친 적도 있었다.

혹시나 걱정이나 불편한 마음이 들면, 교사와 먼저 소통하면 될 것을. 일부러 원장한테 먼저 이야기를 한 거겠지. 나 고생하라고. 제발, 담임선생님에게 먼저 말해주세요.


교사시절 난 인성교육, 안전교육, 기본생활습관을 중시하여 아이들 지도와 반 운영을 했다. 그래서 갈등상황이나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잘 살피고 최선을 다해 지도를 했다. 유아기에는 유아 특성상 자연스럽게도 다양한 갈등상황이 아주 많은데, 그 갈등상황에서 아이의 감정을 잘 읽고 공감해 주어 아이의 감정주머니가 부정적으로 차지 않도록, 상황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개입과 안내를 해주었다. 또 단계에 맞게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해결해 볼 수 있도록 지도도 해주었다.


각자, 모두의 입장과 마음을 다 알아주고 읽어주고 그렇다면 우리 어떻게 할까? 하며 적극적 상호작용을 하고 아이들이 서로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혹시, 억울한 아이가 있지는 않은지, 혹은 숨겨진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등까지도 보려고 했다.


또한 정말 나쁜 행동은 나쁜 거라고 단호하게 지도를 했다. 역지사지, 입장 바꿔 마음 생각해 보기! 평상시엔 사랑을 듬뿍 주었지만, 아닌 건 아닌 것. 단호하게 지도했다. 그렇게 아이가 느끼고 반성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하원하기 전에는 꼭 그 아이의 마음도 풀어주고, 선생님이 너를 많이 사랑해서 네가 잘 지내라고 알려준 거라고 말해주며 꼭 안아주었다. 그게 교육이다. 교육. 교사로서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진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저런 학부모 만나면 진짜 온 힘이 다 빠진다. 회의감과 좌절감과 허탈감은 말할 수가 없다.


교사를 신뢰와 존중으로 대하시는 부모님들 덕분에 힘을 내어 일을 했다.

불신과 무시로 대하는 부모님들 때문에 힘들었지만.


진심을 다했는데, 오해하고 진상을 부리면... 너무너무 속상하다. 내 온갖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되는 기분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진상을 부리면, 그 진상엄빠의 아이한테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더 이상, 사랑이 나오지가 않는다. 날 그렇게 힘들게 하고 날 못 믿는 사람의 자식을 내가 어떻게 예뻐할까... 물론, 겉으로 그것을 티를 내거나 아이들을 차별하진 않지만, 마음속에서만큼은 이미 안녕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아이가 되게 어려워진다.


소통하고 싶은 부분, 바라는 부분 등이 있다면 부디 교사에게 직접 말씀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게 좋다. 대환영이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하다. 교사도 학부모도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도.

아이의 성장 발달과 편안한 적응 및 즐거운 생활을 위해 그렇게 해주시기 바란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더욱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지도가 가능하다. 아이에 대해 교사가 자세히 몰랐던 부분, 학부모가 자세히 몰랐던 부분을 서로 알게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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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건, 위와 같은 진상엄빠가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것. 나는 그나마 덜한 수준이었다.

내 선배, 동료, 후배 교사들도 진상학부모들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꼭 저 정도가 아니어도, 사사건건 너무너무 예민하거나 불쾌한 태도로 갑질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많은 선생님들이 사명감과 책임감, 자부심과 사랑을 가지고 영혼을 갈고 몸을 부셔서 일을 하고 있다. 교사시절 난 학부모님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 힘내시라고 주시는 작은 편의점 초콜릿 하나에도 눈물이 났다. 그렇게 선생님들은 치열한 하루하루의 현장을 진심을 다해,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


나 역시 학부모님들의 그 모든 믿음과 격려와 따듯한 마음들, 편지들을 소중한 보물 상자에 보관 중이다.

일을 하다 지쳐 쓰러졌을 때마다 꺼내보던 그것들을, 그 일을 떠난 후인 지금에도 난,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서 꺼내본다.

그만큼 너무 소중하고, 또 소중했기 때문이다.


진상 학부모 이야기. 이 주제의 글을 써도 될까, 또 쓴다면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얼마큼 솔직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도 그랬고 많은 선생님들이 늘 이 부분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서, 교사와 교육을 위해서라도 꼭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충격을 받고 공포에 떨었던 그 사실 그대로를.


부디, 오늘 내 아이의 하루를 책임지는 선생님에게 1cm라도 조금 더 부드럽고 다정한 마음을 품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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