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서 문이 닫혔다

by 모라의 보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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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잡초같은 사무실일기>

세번째 재심사요청을 하고 한숨 돌리며 앉았는데, 갑자기 온 몸에 피로감이 마구 흘러내리면서 녹아드는 것 같다.

신경을 많이 써서인가, 단 것도 마구 땡겨서 마침 오전에 충동구매한 초코과자를 우적우적 입에 밀어 넣었다.

'음~ 충동구매가 아니었군, 선견지명으로 산 거였어'







10대 고등학생의 종합적인 보장보험을 어린이상품으로 설계하였다. 풍부한 보장들을 저렴한 금액에 할 수 있어서 설계할 때마다 늘 '와 내꺼랑 차이 봐봐..' 라는 혼잣말도 나온다.

알릴의무도 별다를 게 없어서 스무스하게 통과될 거라 생각했는데, 심사자는 갑자기 냉정한 거절을 때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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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기능항진...? 일단 뇌로 시작하는 단어가 매우 불안하다. 뇌랑 관련된 건 보험회사들이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없는 두통도 얼마나 멀리하는지..!

이렇게 심사자가 먼저 툭 던지는 것은 과거의 보험금 청구이력이 남았기 때문이니, 정확한 것은 부모님을 통해 확인해야겠다.

계약자인 부모님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고 한다...ㅠㅠ

다시 2차 재심요청. 계약자가 좀 더 확인해볼 수 있도록 이력이 있는 날짜라도 알려달라고 하였다.

몇시간을 기다려 받은 두번째 답변은, 병원이름 뿐이었다.

이것을 다시 부모님께 전달하고 알게된 실제 상황은, 성조숙증 치료였다.

약 5년정도 전 쯤, 성장이 빨라서 성장억제 주사처방을 받았었다는 게 전부이다. 5년전, 무려 5년전이라고..!!

성조숙증의 원인이 자궁일수도 있고, 뇌하수체 부위일 수도 있다고 하는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치료 종결 후 수년이 지난 걸 가입거절의 사유로 인정할 수 있을까?

더 어린 친구들 보험 상담했을 때, 치료 종결 후 3개월 지나면 심사 후 가입이 가능했던 기억이 났다.

세번째로 재심요청을 간곡하게 드렸다. 성장억제제 주사처방 후 5년여가 지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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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거절했던 심사자가 아닌 다른 심사자가 배정되었다가, 잠시 뒤에 기존 심사자로 바뀌는 걸 보고 왠지 불안했다.

아니나다를까, 11번이었던 대기에서 남은 시간은 1시간 반정도였는데, 대기순번 1번이 사라지지 않은지 다시 몇시간이 흘렀다.

퇴근..했구나..

바로 앞에서 놓친 지하철, 내 손을 튕기고 가버린 버스를 보는 느낌이다.

월요일 오전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되겠지. 나는 네번째, 다섯번째도 심사요청할거야. 성조숙증 치료였고 5년 흘렀다. 거절은 가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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