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류모라 성장기>
지하철 역에 내려서 화실까지 걸어가는 20여분간 어깨와 무릎이 매우 무거웠지만, 마음이 정말 행복했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루의 마무리가 다가온다며 보랏빛에 먼 하늘이 점점 물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8시간 넘게 일하는 내 업무용 가방은 왼쪽 어깨에, 설레임을 담은 화방용 가방은 오른쪽 어깨에 매고 그렇게 두근두근 자박자박 걸었다.
집에서 스케치할 여유가 없어서, 밥먹은 시간을 좀 줄이고 점심시간에 완성하였다. 정말 바쁜 날 중간에도 힐링을 경험...^^
우연하게도 평일 성인반 선생님이 일러스트 학과를 졸업하여 해당 필드에서 일하시는 분이었다. 반려묘를 키우고, MBTI 는 I 로 시작하는 다소 내향적인 성향 등 공통점이 있어서 오랫만의 수다타임을 경험하였다. ㅎㅎ 넘 좋았던 시간~^^
익숙함이 잘 기억이 안나서 서투름으로 부지런히 수채물감을 풀어보았다. 시간이 후딱 간다. 현실의 치임은 물로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스케치 원본 사진은 초록초록한 잎이었으나 물감이 모두 궁금한 나는 잎들에 여러가지를 섞어보았다. 누가보면 썩은 잎이라고 할 정도로... ㅎㅎㅎ
(실제로 남편은 썩은 게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선생님은 사진과 똑같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한 것이 더 스토리가 있을 것 같다는 힘이 되는 얘기를 해주셨었지. 과거 결과물의 검열와 점수에 연연하며 하얀 종이를 두려워 했던 나를 조금 해방시켜주는 말이었다.
다음 시간에는 좀 더 자유로운 나를 만나고 완성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