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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은 애교였다.

by 모라의 보험세계

올해는 나에게 참 운이 없는 해였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여태까진 그렇다.

3월엔 내 생일, 5월엔 남편생일, 11월엔 결혼기념일이 있는데 올해 3월 내 생일날 나는 오미크론에 걸려 약국에서 산 약을 입에 털어놓고 방에 처박혀 있었다.

다행히 크게 아프진 않고 매일 달라지는 코막힘과 두통과 몸살 등의 증상을 조금씩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11월 초, 결혼기념일을 위해 비싼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한 후 나는 또 변종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병원에서 확진을 받고 약을 5일치 처방받았는데 초반부터 엄청난 근육통과 편도염과 코막힘에 4일정도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매일 얼굴은 이유없이 퉁퉁 부었다.

극강의 스케쥴로 엄청나게 체력을 혹사했을 때 나타나는 부정출혈까지...!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편도에 벼락을 맞은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다들 조심하라고 하니 불과 지난 달까지 내가 했던 말을 해준다.

"두번이나 걸렸다고? 한번 걸리면 면역 생기는 거 아니었어?"

아니었다... ㅠㅠ

다행히 열은 전혀 없이 편도만 펄펄 끓다가 가라앉았고 부정출혈도 사라졌고 기침도 잠잠해졌다. 코도 숨길이 좀 생겼다.

일주일간 여러 고통을 겪으며 느낀 점은 이렇다.

'아아 오미크론은 애교구나 변종코로나는 편도가 찢어지는 목감기 몸살감기구나!' 하며 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몇달간은 변종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조금 얻었다는 것.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싶던 마음을 표현하려다가, 다시 마스크를 고쳐쓰며 출근하고 있다.

죽을 만큼은 아니었지만 끈질기게 괴롭히는 코로나의 돌연변이 습격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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