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번으로 전화가 왔다. 스팸으로 의심되는 전화는 대부분 안받는 편이다.
하지만 어쩌다가 고객이 전화오는 경우도 있어서 받았다.
"안녕하세요 여긴 보험점검 센터인데요, 보험 점검받으세요"
내가 배달음식, 온라인주문 등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어거지(?)로 동의하여 내 번호가 어딘가에 들어갔구나, 생각이 들었다.
"죄송한데요, 제가 설계사에요~ 수고하세요~"
열에 아홉은 '죄ㅅ" 까지만 듣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예의를 차리려던 내 기분을 망치는 전화가 증맬루 증맬루 많았다.
그런데 오늘 전화주신 여사님께서는 다행히 그렇진 않았다.
"아 네에~ 알겠습니다~"
보험점검을 받으라는 것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보장분석 전문가가 방문하여 정말 순수하게 보험내용만 안내한다는 것이다.
설계사가 오는거 아니냐고 물어봐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설계사다. 나와 똑같이 설계코드를 발급받고 어느 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다. 이건 팩트다.
그래서 보장분석까지만 받고 돌아가는 보장분석 전문가는 없다...고 본다. 내가 알기엔.
보장점검 받으세요, 라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방문 약속을 잡으면 보장분석 전문가인 설계사가 가는 것이다. 방문한 설계사는 시간과 차비, 노동에 대한 무료봉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것을 말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결론은 방문한 전문가 설계사에게 보험을 가입하게 되는 것이 이 스토리의 결말이다. 있던 것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케이스가 가장 많을 것.
나는 이동시간과 차비는 들이지 않고 온라인으로 증권을 받아 분석, 정리하여 안내하니 상대방의 보험가입을 부추길 이유는 좀 더 적다. 그렇게 무료봉사한 고객도 꽤 된다.
너무 잘, 정말 많이 가입해 놓은 고객에게 더하라고 할 것도 없고, 있던 것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가입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내 성향이 무료봉사를 하게 만든다.
내가 보험점검 센터에서 보장분석 전문 설계사로 일하게 된다면 난 아주 미운털, 일 안하는 털, 답답한 털이 되겠지.
장사꾼 아닌 장사꾼으로 사는 내가 나도 신기하다.
지금도 보장분석 안내를 위해 통화 예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