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의주신 분과의 상담으로 곰곰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다.
20년이 넘은 연금보험을 보여주셨는데, 처음에는 증권 내용이 크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해지해도 큰 상관없는 그저 오래된 것일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증권을 받은 후 약관을 뒤져 본 나는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지금 이것과 비슷하게라도 연금이 나오면 불티나게 팔리겠구나. 와… 나도 이때 연금 하나 우리 엄마가 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직접 가입한 연금보험은 2개인데, 나중에 내가 받을 연금액은 사실상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워낙 사람들이 오래 살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매월 주는 연금을 쥐꼬리만큼 떼어서 줄 수 밖에 없는 고령화 시대이기 때문…
이처럼 시간이 흐르고 난 뒤 후회하게 된 돈의 유형 3가지를 꼽아보았다.
결혼 당시에는 어영부영하게 전세를 겨우 얻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정착하고 싶고 많이 오를 것 같은 아파트가 자꾸 뇌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남편도 마찬가지.
2015년 그 아파트는 약 7억이었다. 서울에 있었으니 뭐 더 말할나위가 없었다.
남편과 나와 은행의 대출이 서로의 영혼을 무한대로 끌어올려 힘을 합하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있었다.
그러나 삶의 질이 매우 퍽퍽해질 것을 감수해야했고, 그렇게까지 하는 게 나은 것인지 결정도 잘 되지 않아 실천이 되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미련만 남아 주기적으로 그 아파트를 관찰하였다. 못먹은 떡이지만 언젠가는..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그 아파트는 15억이다. 5년 사이 두배 이상으로 점프업..
지금은 대출의 한도도 낮아져서 영혼의 끌올도 소용이 없다.
맥주를 마실 때면 부부의 한숨은 그 아파트로 흘러들어간다.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말을 우리 부부는 믿지 않는다.
주식으로 흥한 자, 주식으로 망한다는 표현은 과도한 돈을 몰빵한 사람들에게 맞는 말이다.
수년 전 삼성전자 주식이 분할되기 전에는 한 주당 가격이 2백만원이 넘었던 시기가 있었다.
남편은 돈을 모아 삼성전자 2주를 겨우 샀다. 그래도 4백만원이었다.
여유자금이 더 생기면 더 사야지! 하는 결심 이후 삼성은 주식을 분할하여 잘게 나누었다.
당시 나도 사야지 사야지 하며 생각만 하다가, 에이 어제보다 올랐네 모르겠다 하며 시간을 흘려보냈었다.
지금 400만원이 들어간 남편의 삼성전자 자산은 700만원이 되어 있다.
"아후 그 때 주기적으로 더 살껄, 400 사고 만게 아까워! 지금 내가 최고 금리로 적금 넣고 있는 거 이자가 글쎄 5만원이라고..!"
"어휴 그 때 오빠가 살 때 나도 좀 샀어야 하는데 너무 아쉬워!!"
맥주 한모금을 마실 때 아파트 다음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곤 한다.
남편은 나이가 다소 많아서 연금을 보험으로 마련해도 큰 매력이 없었다. 그래서 증권사의 연금저축계좌를 알려주었고, 그런 투자형 방법 외에는 딱히 대안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나는 몇 년 전 연금을 최저로 보증해주는 상품과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 2개를 가입하였다.
그러나 상품설명서에 예시로 나온 것을 보면, 최저보증연금도 매력이 크지 않고, 투자형도 어마어마한 수익이 아닌 이상 핑크빛은 아니었다.
연금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을 기반으로 계산하여 주기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가거나, 아주 오랜 시간을 묵혀두지 않는 이상은 내가 돌려받는 것이 클 수가 없다.
그리고나서 보게 된 20년전 연금보험의 증권.
고객이 낸 원금은 1,500만원이다.
20년간 보험사는 이 돈을 장기적으로 굴렸고, 가입 당시의 평균수명으로 계산하여 매월, 평생, 중간중간에 얼마씩 주어야하는지를 약관에 적어놓았다.
1,500만원이 20년을 잠잔 후 이렇게 변한다.
70세때 500만원을 받는다. 80세에 1천만원을 축하금을 또 준다. 그럼 고객이 낸 원금은 모두 회수된다.
그 사이, 55세부터는 월 25만원씩 죽을 때까지 준다. 55세부터 85세까지 30년만 계산해도 무려 9천만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렸을 때 가입해놓은 덕분에 20년간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은 이 과거의 연금보험은,
고객이 현재의 평균수명대로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였을 때,
원금인 1,500만원을 다 돌려받고도 추가로 9천만원을 더 받아 총 1억 넘는 노후생활비를 준다는 것이다.
"이게 뭐지???? 20년전 연금은 정말 이랬다는 거야???"
보험 자체를 싫어해서 이런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ㅠㅠ
연금재원을 꼭 보험으로 할 필요는 없다.
보험으로 하는 이유는 죽을 때까지 받기 위함이라서, 매월 받는 액수보다는 평생 받는 다는 것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맞다.
그럼 국민연금과 연금보험, 이 두친구들이 평생의 베이스를 깔아주고 나면, 그 위를 보충해줄 두터운 지갑층이 필요한데, 그것을 주식이나 펀드, ETF 나 TDF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간 마이너스 이던 나의 소소한 TDF도 어느덧 17%가 넘는 수익표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언제 또 푹 고꾸라질지는 모르지만, 투자형도 종류별로 여러가지 구비해놓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도 나중에, 나중에 해야지 하며 지나치지 않기로 하였다.
지금이 지나면 결국 또 시간이 주는 돈을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오빠! 우리 보험은 왠만큼 준비했으니 앞으론 국내 우량주, 해외 우량주 하나씩 급여날마다 사자. 그리고 15억 아파트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게 경매공부, 스마트스토어공부 열심히 하자구! 지금 아니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