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맛, 사람의 맛, 보험의 맛

by 모라의 보험세계

1. 커피의 맛


“따뜻한 까페라떼 테이크아웃이요”




오전에 초집중을 하려면 까페라떼의 힘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매일 사무실 출근 전 까페에 출근도장을 먼저 찍는다.




‘어제 밀린 견적안 오전 중으로 모두 보내드려야 하는데, 휴우..’




이런 생각들도 잠시 잊게 해주는 방금 내린 구수한 커피와 따근한 우유의 회오리거품은 하루의 시작을 기분좋게 만들어 주는 아침의 활력소이다.



줄기차게 가다보니 까페의 맛을 알게된다.



오전의 여자직원과 남자직원의 차이가 있다.



같은 친절한 인사, 같은 가격, 같은 메뉴, 같은 대기시간을 기다려 받지만 여성직원분이 준 라떼가 커피가 묽지 않고 더 밀도있는 느낌이랄까



나도 모르게 여성분이 있으면 안심을 하고 남성분이 있으면 '음 오늘은 좀 묽은 라떼맛을 느끼겠군' 한다.



남성분에게 ’이렇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고, 아주 오래전 몇 번 가던 까페에서 알바생에게 ‘좀 진하게’ 를 요청했다가 사약같은 맛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이 ‘맛’ 이란 것도 결국 사람의 특수성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마치.. 인성같은 그런 것? 개인만 갖고 있는 특성 그런것 말이다.



매뉴얼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하고,

상대방을 잘 살펴야하며,

반응과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단 사실은

커피 레시피나 인성 레시피나

로직 같은게 비슷하다 해야하나..



그럼 그럼 로직.. 아니 본래의 인성을 학습으로 변화시킬수 있을까?

난 아직 잘 모르겠다.




2. 사람의 맛



H팀장님에게 온 답장을 읽고는 향기로운 커피같은 사람과 탄맛이 강한 사람을 어떻게 미리 알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H팀장은 순하고 친절하고 잘 웃는 사람이다.

성실하다. 그런 기운은 고객들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에 실적도 매우매우 좋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말이다.



빼빼로데이에 작은 메모와 함께 초코과자를 받았을 때 깜짝 놀란 기억,

그 메모에 손글씨 정성이 담겨 있어 또 놀랐던 경험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H팀장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로 각인된 이미지가 되었다.



H팀장은 향기로운 커피같은 사람이었다.


Paper.스케치.18.png


이 사람이 소개하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또 다른 그윽한 향기의 커피를 맛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커피의 향이 퍼지듯 인간관계도 퍼져나가는군, 하며 H팀장의 소개로 알게된 상대방을 마주하고 앉아 내 미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두 시간 이야기 하는 동안 처음 한 시간은 새로운 사람에 대한 호감과, 이미 아는 얼굴이기에 드는 친밀감 등 좋은 감정이었으나, 나머지 한 시간은 쉼표가 없이 이어지는 대화에 조금 힘이 들었다.



나는 경청과 공감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서,

앞에 앉은 사람이 내 말을 경청하는지, 공감하는지, 공감이 안되면 어떤 표현을 하는지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곤 한다.



내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시작도 안했는데

‘아~~~’ 하며 크게 공감하는 것에 놀랐고,

얘기가 끝나고나니 내 말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되묻는 것에

또 놀랬었다.



그리고는 피드백으로 나는 몇 배의 말들을 들었던 것 같다. 사실 기억이 또렷하게 나지 않는다..ㅠㅠ



경청의 제스처, 공감의 피드백 등등 모든 조건들은 동일한데, 반응과 피드백의 기준이 마치 내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희한한 기분을 느낀 후, 커피같이 좋은 사람은 맞는데, 뭔가 아리쏭하단 생각이 들었다.



케냐인지 브라질인지, 향으로는 도저히 모르겠고, 아직 한 모금 맛을 보지 못하여 향만으로는 깊이를 알기가 힘들다.. 뭐 이런 느낌.






H팀장과 최근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뜻밖에도 내가 만났던 그 알쏭달쏭한 사람과 멀어지게 된 것이다.



“저도 겪어보기 전에는 잘 몰랐어요”




친절하고 잘 듣고, 호응도 정말 잘 해주는 모습은 동일한데,

나를 위한 것인지 말하는 이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를 경험하고 든 생각.



‘향기로운 커피인데, 내가 기대하는 그 맛인지 아니면 쓰디 쓴 맛인지 미리 알 수는 없구나..’





3. 보험의 맛



고객 입장에서 보면 나는 어떤 달콤한 말을 풍기는 커피일까.

판매하는 보험은 대한민국 모든 설계사와 똑같은 걸 쥐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손에 쥔 보험을 너무나 좋아라하고,

또 어떤 이는 이를 박박 갈며 쓰레기 취급을 한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커피를 찾았을 때 기쁨,

그런 커피인 줄 알고 샀는데 쓴 맛뿐이었을 때의 불만과 분노.

나도 너무나 잘 아는 그런 순간들.




어떤 순간에서도 기쁨의 맛만 맛보고 싶다.

그래서 최소한의 후회는 피하기 위해 익히 알고 있는 맛, 대중적인 맛이라서 실패 확률이 적을 프랜차이즈로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엄밀히 말하면 나도 여러 보험들을 비교하고 판매하는 대형대리점에 있으니, 보험계의 스타벅스라고 해도 될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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