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주셔야 합니다" 보다는 "위험하니 이렇게하세요"

by 모라의 보험세계

지점에 월 2회씩 정기적인 교육이 있다.


우리 지점의 가장 큰 장점.


각기 다른 손해사정사님 두 분이

매월 강의를 해주시므로,

결과적으로 월 2시간은

내가 접해보지 못한 보상과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재미있고 유익하고 피가되고 살이된다.


오늘은 고지의무 위반과 관련하여

보통약관 내용부터 손해사정 프로세스까지

전반적인 사항들을 되새김하는 시간이었다.

(아마도 되새김은 나만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기저기 강의를 많이 다녀서

희끄무리하게라도 들은 적이 있으나,

지점의 3년차 미만 분들은 생소했을 수 있다)


고지의무 위반.

단어부터 숨이 턱, 스트레스 뽝! 인 것이다.


고지 >> 어서 말해라.

의무 >> 안하면 클란다.

위반 >> 법대로 하까?? 으잉??


뭐 이런 느낌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은 단어들이다.


위반을 안하려면 주의해야 한다.

너무나 간단한데

이 간단한 걸 100% 다 지키는 사람은

없다고도 한다.

(내가 아니라 손해사정사님들께서^^)


그저께 먹은 점심도 기억이 안나는데

3개월 이내 병원다녀 온 것,

진단명, 약처방 며칠이었는지,

무슨무슨 소견을 들었는지,

아니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탄식을 뒤로하고

모두들 보험은 가입한다.

어떻게 해서든 보험을 원하는 사람이

기억을 관할하는 뇌의 작은 부분인

해마를 쥐어짜고

병원에 전화하고

카드내역을 펼치고

가계부를 들추어내어

결국 정리한다.

정리하여 알리는 자는

보험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두둥~


(3개월 내 병원을 너무 많이가고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다 안난다는 분이

보험가입을 포기한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이럴 땐 무리하게 가입은 절대 금물!

함께 포기해야 뒤탈없는 설계사가 되지!)


여튼,

손해사정사님의 1시간 정도 강의 중

"그래서 이런 건 주의해주셔야 합니다"

라는 말이 50번정도 나왔다.


고지의무 관련은

주의하지 않을 게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50번이 아니라

100번 말씀하셨을 수도 있다.


그런데 50번쯤 들으니

내 마음속 누가 자꾸 외치는 것이다.


'주의할게요 그런데,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시원하게 방향 잡아주시면 안될까요?

네에에?'


그렇다.

주의할 게 백개이면

하나도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주의해서

그 다음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액션까지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주의 다음의 행동지침까지 짚어주어야 한다.


"이 점들을 주의하셔서, 요로케 하면 위험하니 죠로케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쪽이냐 저 쪽이냐

적어도 방향만이라도.


그런 생각들이 내 머리에 차오르다보니

나는 고객들에게 잘 하고 있나?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보험은 돈 내는 것이고,

잘못하면 소도 잃고 외양간도 잃고

코도 베일 수 있는 거라고 아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그런 순수한 일반인 분들에게

그래도 경력 10년차를 향해 달려가는 나는

고객들의 영혼이 이탈되지 않도록

단도리해가며 정확한 행동을 짚어주고

제대로 된 방향을 가리켜주며 왔던가?


내 눈에 들어오고

내 귀에 들어온 것들이

내 앞의 고객의 눈과 귀에도

똑같이 들어가는 건 아닐테지.


수많은 생각들이

뉴런을 타고 뻗어나가다가

문에 딱 부딪혔는데

거기에 이렇게 써 있다.


'잘하자'


고객석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내가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지

내 손가락만 보고 있을 게 틀림없다.


나도 손해사정사님 손가락 끝이

어디를 향할지 그게 제일 궁금했으니까.


행동하게 만드는 말.

어느 쪽으로 달리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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