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주는 한마디

by 모라의 보험세계

"사장님, 이 앞에 주차했는데 괜찮나요?"


“주차요 어머님? 제가 봐드릴게요”


나이든 손님이 식당 앞에 차를 대고 혹시 주차문제 생기진 않을지 묻자 사장님이 처음 한 말이었다.


“요 옆에 보시면 공터 있어요. 거기가 제일 안전하고 여기 앞은 괜찮긴 하지만 단속은 매일 하기 때문에 (저도) 불안한 건 사실이에요”


선택은 고객의 몫이다. 그런데 전달하는 과정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제가 봐드릴게요란 말이 대단한 거 같아”


오빠도 그 말에 작은 음식점 사장님을 굉장히 높이 사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그 말에 귀가 쫑긋 섰다. 식당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 아니었으니까.


그 후 사장님은 음식을 서빙해주며,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국물이 졸아서 짜지기 전에 내용물을 먹으라는 팁을 주었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먹기 전에 한번 더 듣는 것은 달랐다. 불을 끄고 졸이기 전에 맛있게 뱃속으로 넣었으니까 말이다.


코로나임에도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고 웨이팅이 생기며 점원들의 일자리도 끊김없이 유지되는 곳은 이유가 있었다.


"다음에 여기 출장오면 이 집 꼭 들러야겠어"

남편은 자신의 출장지 부근에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아 기분이 좋아졌다.






인생 처음 안경을 마련해야하는 남편을 따라나섰다.

바쁜 안경점 점원을 겨우 불러세웠다. 우리가 모르며 살아온 시력 및 안경 전문용어들이 술술 나오며,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모든 대화를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가지 정보가 오간 후, 최종 선택을 하였다.


렌즈 맞춤이 있어서 며칠이 걸린다 하였고, 문자를 주면 찾으러 오기로 했다. 첫 맞춤안경이라 은근히 기대감이 있던 남편이 시계를 계속 보았다.

왜 안오지, 오늘 다 된다고 했었는데- 하며 기다렸으나 약속한 시간이 하루가 넘어가는데도 연락이 없었다. 결국 남편이 전화했더니 늦게 도착한다고 한다.


“문자 안갔나요? 컴퓨터로 보내면 문자가 잘 안가는 것 같네요…”


한참 뒤 문자를 받고 찾아온 안경은 처음 요청했던 사항이 반영이 안되었고, 수평이 안맞는다. 다시 전화하니 재방문하라는 답변.


요즘 시대에 “컴퓨터로 보냈는데 안갔나요” 묻는 것은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물량이 밀려 늦어지는 점 죄송하다고 했으면 훨씬 신뢰가 갔을 텐데, 컴퓨터 탓을 하며 사과를 하지 않는 모습은 변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요청사항이 반영되지 않아 재방문해야 하는 건 안경점 실수인데 안경테까지 비뚤어져 있다니 일도 허술하다는 느낌이 커져버렸다.


마주 대할 땐 전문가처럼 말이 술술 나오지만 일의 마무리가 허술한 사람은 결국 구별된다. 선글래스와 도수없는 안경을 구입할 예정인 나는 당연히 다른 곳으로 가기로 하였다.



실수는 할수 있지만 실수를 처리하는 자세가 신뢰를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마디 말로 영업을 시작하고 일을 처리하고 하루일과를 마무리하며 가족을 맞이하겠지.


내가 하는 말 한마디가 나의 가치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하였다. 안경점 점원에 싫은 소리 없이 순순히 응대해온 남편이 덧붙인 한마디.


"사실 내가 화를 내도 모자를 판인데 말이야. 이 안경점 다시는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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