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방
시아버님은 내가 남편과 결혼하기 약 1년 전 돌아가셨다.
그래서 나도 납골당의 가족사진 속에 있는 아주 오래전 아버님의 모습만 작게 기억할 수 있다.
폐암.
진단 후 임상실험단계의 신약까지 써 보았으나, 1년이 채 되기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버님은 자식들 뿐 아니라 손자손녀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계신다.
명절, 아버님 기일 때 가면 항상 아버님 안치된 곳의 유리창이 부족하도록 꽃이 있다. 누가 왔다 갔구나 짐작하고 형제들에게 한번 더 연락하는 계기도 만들어 주신다.
결혼하고 9년차가 되어가다보니, 아버님과 같은 방에 있는 분들도 쭈욱 둘러보며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생각하곤 하는데,
그 중 항상 시선을 잡는 두 고인이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세 분.
가장 큰 방에 두 고인의 유골이 함께 안치되어 있는데, 젊은 남녀이다. 아마도 연인사이였거나 신혼부부였으리라 짐작한다.
같은 날 떠난 걸 보면 교통사고였을까..
친구들과 부모님들의 사랑을 한껏 받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을 것만 같은 사진들이 가득하고, 누군가가 애타고 그리운 마음을 빼곡히 적은 편지들도 있다.
사랑을 나눈 만큼 아파하는 사람들도 많았겠구나..
올해에는 큰 꽃바구니가 방안에 놓여 있었다. 리본에는... "엄마가" 라고 적혀 있었다...ㅠㅠㅠ
바로 아래의 방에는 한두살 정도 된 아가 사진이 있다.
수년 전 이 아가 사진을 보며 한참을 눈물을 훔치던 엄마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기분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코 끝이 쨍해져오니까.
태어나 축복을 받는 도중에 하늘나라로 간 아가,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부모님과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던 두 남녀,
말로 참 표현하기가 뭐하지만,
오는 데 순서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없다는 말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버님의 바로 옆에는 1910년에 태어나서 아버님보다 1년을 더 사시다 떠난 분이 모셔져 있는데, 101살 장수를 누리고 가신 분이다.
한 살 아가부터 백 살이 넘은 할머님까지 이 납골당에서 마주하고나면, 내 인생의 숫자는 언제부터 언제가 될까 생각해본다.
납골당의 방안에 있으면 모든 근심걱정이 잠시 멈춰지고, 어디선가 온 질문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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