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바다
20대의 나는 매우 예민하고 마르고 신경질적이었다. 먹는 것의 편차도 커서 대장이 하는 큰 일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과민성대장증후군도 있었다.
명동이 사람으로 꽉 차는 거리로 유명할 때 나도 명동의 한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근처 작업실 한칸을 구해 출퇴근을 하기도 했었다.
엄청나게 오래된 그 시절, 한창 내 미래와 현실의 갭이 너무 차이가 커서 우울하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의아한 경험을 하였다.
큰 일을 보러 가도 큰 일이 없고, 작은 기름방울 같은 것이 물에 동동 뜨는 것.
아프진 않아서 며칠을 그렇게 보내다가 명동 근처의 한 병원에 방문하였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 의사선생님께서는 처음 듣는 단어를 말씀하셨다.
게실염이 뭐지. 변비 중에서 이상한 변비겠지 생각했는데, 변비의 극한상황 이름이 게실염인가?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질문은 하지 않았다. 염증이라고 듣고 굉장히 강한 약을 처방받았던 것 같다.
당시 인터넷 검색이 원활한 시기도 아니어서 어디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약은 다 먹지 않은 채 그냥 그대로 증상도 사라져서 나는 잊고 있었다.
보험설계사로 일하게 되면서 여러가지 병명과 약과 치료에 대한 공부를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데, 2월 초 각 보험사 홍보자료 소식지를 살펴보다가 추억의 명동과 게실염을 다시 꺼내게 된 것이다.
게실염이란 대장의 벽에 생기는 염증 주머니 같은 것인데, 아랫배 통증으로 내원하여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실염 위험 대상자는 육류를 즐기는 50대 이상의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이라는 자료도 찾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출처)
음식물로 인한 염증을 줄여야 하므로, 식단도 통제하고 증상이 심각하면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도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출처)
아니, 이런 합병증까지 연결된 대장 질환 중 하나였다니..!
그렇다면 나는 의문에 더욱 의문이 생긴다.
통증도 없고, 큰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작은 기름방울 같은 것만 확인되는 상황이 게실염의 이런 증상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더구나 나는 빼빼 마르고 고기는 잘 안먹으며 계란후라이와 김치를 주식으로 하는 20대의 여성이었다...!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의사선생님이 추측하는 나에 대한 진단에 의문은 감히 품어본다.
작년 대장과 위 내시경을 하였는데, 불안함과는 달리 둘 다 깨끗하였기에 게실염 진단은 정말 의문의 의문 덩어리로 영원히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예전에는 전문적인 지식은 그것을 공부하는 전문인만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전문지식들을 여러가지 온라인 매체로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맘 먹고 시간을 좀 들이면, 깊지는 않아도 전반적인 지식의 베이스는 만들 수 있다.
전문인들께서 유튜브와 틱톡, 블로그 등으로 많이 알려주시기에..^^
태어나 처음 듣는 병명이라 뇌리에 박혔던 게실염도 지금 좋은 시대에 다시 꺼내어 제대로 된 내용을 머리에 넣어본다.
그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지금도 병원을 운영하고 계실까? 그렇다면 지금은 같은 증상으로 방문하면 어떤 진단을 내리실까? 나의 어떤 증상을 근거로 게실염 진단을 주신걸까?
의사선생님과 환자의 정보가 일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보의 갭은 점점 적어지는 세상이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나도 고객과 나의 정보의 불일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해하기 쉽고 신속한 정보를 전달하는 설계사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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